퇴계선생과 惡虎

1975년 11월 10일 강원도 강릉시 송정동 최성규


퇴계선생이 제자를 데리고설랑 하루 제자를 데리고설랑 하루 제자를 가르키고 있더니까 그 산에 호랭이가 變貌해서 사람이 돼가주고 한 백리 밖에 그날 저녁에 결혼식이 있넌데, 가만히 퇴계선생이 생각해 보니 이넘이거그 가가주고서 그 신랑 신부를 잡아먹을라고 하거든. 게 이넘 하넌 짓이 꽤씸시러워서 수제자더러 “너 아무데 결혼식이 있으니까 거그 가서 오늘 저녁에 주인더러 燈燭을 밝혀라해가주고 그 신랑 신부가 자넌 방앞에 앉아서 책을 한 권주면설랑 이것을 일러라. 일런데 늬가 만일 지우다가 한 자를 빼 놓고 두 자를 빼 놓고 세 자만 빼 놓면 다 죽을 테이니 주의해서 가서 일러라.” 하고 어서 가라 하거던. 그래 제자가 선생이 명령을 하시니까 안 할 수 없어서 가넌데는 백리 밖이 있시니까넌 걸어서 갈 수 없어서 퇴계선생이 앉아서 축지법을 했거던. 해서 가게 했단 말이여.
간즉 과연 그날 그 집이 혼인식이여. 거그 가서 인사를 하고 “오늘 저녁에 기필코 무슨 사고가 있사니 주인이 내 시키는대로 하지 않으면 큰 사변이 이러날 테니까 내 하잔대로 해나라.” 그러니 주인이 별안간 생각을 해 보니 지나가넌 손님이 그런 말을 하니까 안 들을 수 없어서 그대로 해 주었어. 그래 등촉을 밝히고 신랑 신부 자넌 침실방 앞에서 침상을 놓고 낭독을 한다. 아 자꼬 앉아서 일런데, 하 조름이 와서 못 백이겠단말이여. 깜작 이러나서 다시 잘 일런단 말이여. 익다가 얼매 있어서 또 조을다가 또 한 자 빼놨어. 하니 큰일났다고. 그래 호랑이란 놈이 또 뎁베들거던. 거그서 그 담에넌 주의해서 익고나서 날이 새 놓고 들어가 보니 신랑 신부가 가물쳤단 말이여. 그래서 주물러서 깨났단 말이여. 그래 살려 놓고 왔어.
돌아오니 “갔다 왔너냐?” “갔다 왔십니다.” “너 밤에 실수를 두 번이나 했지?” “아 과연 했십니다.” “그래.” 그게 다름이 아니라 호랭이가 변모를 해가주고 잡을라고 하니 게 鐵網이여 철망인데 ㅚ계가 일부러 했거덩. 일부러 두 재 빼내 게시를 했단 말이여. 석 자만 빼놨시면 들어갈긴듸 석 자꺼정은 못하고 두 재만 해놨거덩. 아 그래서 살려 놓고 나니 한낮짐 되니까 이놈으 호랭이가 왔거덩. 와가주고서 “아 선생님 지가 배가 고파서 좀 거식할라넌데 선생님 왜 못 잡아먹게 했느냐아?” “이놈이 늬가 아주 나뿐 놈 아니냐? 신랑 신부가 첫날밤에 혼인을 치를라고 하넌걸, 수탄 틔 양식이 많은데 늬가 배를 고푸면 나한테 와가주구 배 고푸다고 이얘기라도 했시면 내 배를 불려서 멕에 주었실텐데 니가 그런 不義으 행동을 하니께 할 수 없잖능가. 니가 적어도 이 산 지키는 大虎인데 산중영물이라 하넌 니가 그만한 것을 못하너냐고. 다시는 그라지 말라. 그리고 니가 배가 고플테니 요 넘에 넘에가면 황소가 에미와 새끼가 있을 테이니 에미는 잡아먹지 말고 새끼를 잡아먹도록 해라.” “고맙십니다” 고. 게 이놈이 둔갑을 해서 게 가서 둔눠 있다. 있넌데 마츰 그집 주인이 산넘에 큰댁 제사가 있어서 제사 보로 갔거던. 어린애들이 있군 그려. 어린애덜이 집얼 보고 있넌데 이놈으 애덜이 방에 앉아 장난하다 내다보니 아아 저어 마당 끝에 원 짐성이 와서 들눠 있거덩. 그 아이으 아버지가 포수라, “야 아부지가 이것 가주고 놀더라. 그래 놀이 우리 한번 해보자.” 하고 문틈으로 내다 보고 총이다 - 옛날 화포가 안 있어? - 화포를 갖다 놓고설랑 기양 불을 놓고설랑 쏘았단 말이여. 쏘니 바로 맞었서요. 바로 맞아서 이놈으 호랭이가 죽었거던. 이래서 그놈으 호랭이 하넌 것이 괘씸해서 퇴계선생이 일부러 아덜한테 가서 호랭이를 쥑이도록 했다는 전설이 있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