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묵은 여우와 강감찬

1976년 9월 28일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창동리 김공래


예전에는 짐성도 말했답니다. 짐성도 말하고 이랬넌데 한 고을에 여우란 놈이 천년을 묵어서 살었거던요. 천년을 묵어 살아있넌데 그 골에 뭔 집성이 있었냐 할 것 같으면 너구리란 놈이 2천년을 묵어서 살았넌데 그래 너구리란 놈하고 여우란 놈하고 그 골에 있다나니 봄철이 떠억 되니까네 아주먼네들이 풀잎이 보름보름 하니까네 나물을 뜯을라고설라무네 대래끼리를 둘러미고서 올라오면서 노래를 부릅니다. 인제 노래를 하면서 올라오니 이넘으 여우란 놈이 가만히 보니 이 민간에서 여자덜이 올라오먼서 노래를 부르니 이 안되겠구나 하고 이놈이 바우덩이에 떠억 올라 앉어서 노래를 받습니다. 여우란 놈이 같이 부르니 너구리가 가만히 생각하니 이놈 고얀 놈, 짐성으로서 그 민간이서 올라오먼서 노래를 부르먼서 올라오너까네 그놈이 노래를 받으니 그놈이 괘씸하기 짝이 없거던. 그래서 아즘네덜이 노래를 부르고 내래간 후에 너구리가 여우를 불렀읍니다. 부르니 갔거던. “너 이놈 고얀놈, 너 이놈 짐성으로서 그 민간에 노래를 받으니 네 이 고얀 놈 같으니, 너 이놈 쥑이리라.” 이러니 이 여우란 놈이 앉어서 눈물을 출출 흘린단 말이여. 그래 “늬 왜 우니?” “하아 내가 천년을 묵어서 세상에 못할 것이 없넌데, 오늘 너굴님이 저를 쥑인다고 해서 원통하고, 내가 품은 것을 한번도 내가 뭣 하지 못하고 죽으니 그래서 웁니다.” “응 그래, 그러면 니가 기냥 놔 두면 말이야, 니가 품은 것을 넉넉히 일하겠느냐?” 그러니 “예예, 먼 일이던지 살려만 주면 일합니다.” “응 그래, 그러면 너 민간에 나가서 늬 포부대로 한번 해 봐라.” 그러니 이놈이 그만 너구리 영을 받고서 나간단 말이여. 나가서 이놈이 곤두박질을 멫번 하더니 아조 일등 미인 총각이 떠억 되었단 말이여. 돼가주고서 갑니다. 가넌데 워데를 가넌고 하니 서울에 올라갑니다. 서울에 올라갔넌데 서울에 인제 올라갔넌 취지는 과개날이 떠억 임박하니까니 이놈이 이걸 바래서 올라갔넌데, 올라가다가니 인제 이정성이 있넌데 그 정성으 집에 들렸단 말이요. 들르니 이정성이 이런 미인 총각이 들어오니까 가만히 보니 참 미남이거든. 그래서 맞어들이고설랑 “너 어데 있느냐? 어째서 이래 오너냐?” 하고 물었거던요. “나는 시골 아무데 있넌데 서울에 과개날이 있다고 해서 구경차로 옵니다.” “그렇겠다. 그러며는 과개날이 아직으는 멀었다. 멀었시니 내 집에 있다가서 과개를 봐라.” 이러고서 떠억 이놈을 두었십니다. 두고서 글방에 들어서 글공부를 좀 가르치고 이렇게 하고 있었넌데 하루는 이정성이 불러서 직접 가르치고 보니 아아아 이놈이 무불통지하거던. 가만히 보니 이정성이 생각을 하니 아아 그놈이 미인으로 생겨서 참 인물도 잘나고 글공부도 잘하고 이러니 참 미남이거던. “너 그러지 말고 우리 집에 있이며 더 공부를 하며 있다가서 과개를 해라.” 그러니까 이놈이 예예 이러고서는 있어가주고서 있넌데, 그래 이정성이 가만히 보니 아조 미남이고 놈이 아조 똑똑하고 잘나고 좋거던. 그래 가만히 생각하니 그 이정성이 딸이 아나이 열 칠, 팔세 나는 딸이 하나 있넌데 꼭 사우를 봤이면 좋겠단 말이여. 그래서 이놈을 자꾸 유인해각고서 하루는 불러서 “야 내가 너한테 좋은 이야기를 한마디 꼭 하겠는데 니가 들어주겠는지 묻으겠다.” 이러니 “아 그저 대감님 먼 말씀하실란지 하시면 지가 듣겠십니다.” 응 그래여, 그래 이정성이 하넌 말이 “그렁게 아니라 내가 여식이 하나 있단 말이여. 있으니 내가 배필을 구하지 못해서 그러넌데 너를 사우로 봤으면 좋겠시니 네 뜻이 어떠냐?” 이러니, 이놈으 여우가 생각해 보니 세상에 이렇게 좋은 일이 없거던. 그러니 “너머 황송합니다” 하고 떠억 허락을 하거던. 허락을 하니 아 이정성이 상당히 좋아하거던요. 좋으니 이래가주고서 택일을 합니다. 택일을 해가주고서 잔채날을 정해서 잔채를 떠억 했읍니다. 하니 그담에는 워텋게 하는고 하니 잔채날을 배설해 놓고는 사방으 정성덜을 아무날은 우리 딸을 잔채를 하고 사우를 보니까 사방 정성덜이 모두 오시라구 이렇게 청첩을 떠억 냉깨 그래 정성덜이 같이 모두 모여 옵니다. 오니 그래 그날 잔채를 지내넌데 보니 다른 정성덜이 와서 이래애 보니 참 미남이고 정성덜이 사우를 잘봐다고 칭찬하고 이러넌데, 게 누가 안왔능고 하니, 그 뭐냐 강감찰(강감찬의 訛音) 대감이 안 왔단 말이여, 아아 그 대감이 우리가 모여농담을 자꾸 이러기만 그래서 아매 안온게라구 말이여. 아아 강대감이 오면 장난도 하고 농담도 하고 이레 좋은데 안 왔다구 그래서 그래 그날 음식을 모두 나눠 먹구서 날이 일모지니까 그래 모두 헤어졌넌데, 그래 해가 떠억 석양이 되고 나니 강감찰 대감이 오니 이정성이 있다가 아아 대감님이 어찌 이리 늦었느냐고, 아아 내가 뭘 볼일이 있다가 이렇게 늦었다고 말이여. 어서 방에 드시지요. 방에 떠억 드니까 酒飯을 좀 차려오라고 하거던. 그래 감감찰대감이 하는 말이 아아 음식은 바뿌지 않단 말이여. 바뿌지 않으니, 그 들으메 이정성이 하도 사우를 잘 봤다 하니 그 사우버텀 봤이면 좋겠다고 하니 아 그러라고, 그란해도 사우 자랑을 시길라고 하넌 중인데 그러라고 사우를 불러서 들어오라 하니 그놈으 여우란 놈이 그 방에 도저히 들어가기가 싫거던요. 싫은데 이정성이 차꾸 불으니 안 들어갈 수가 없거던. 떡 불러서 말하니 인사를 올려라. 그러니 여우란 놈이 겁이 잔뜩 나넌데 억지로 인사를 하고 뒷걸음질해서 나가지. 감감찰대감이 보고 참 사우 잘 봤다고 하고는 더 말 안 하고 나는 가노라 하고 이렇게 해서 집으로 집으로 가빼렜단 말이죠. 가니 이정성이 하넌 말이 내 사우한테 가르칠 말이 있으면 한마디 해주고 가라고 했읍니다. 그러니 돌아가며 하넌 말이 “사우를 참 잘봤다. 잘봤이니 내가 사우를 한마디 타이를 말이 있으니 내에게 보내라”고 그러고 가삐리거덩. 그러니 이정성이 사우를 불러가주고서 하인을 불러서 네 장두개(간단히 만들어진 탈 것)를 디리대고서 서방님 모시고 감감찰대감님댁에 잠간 다녀오너라. 그러니까 하인들이 얘얘 그러고 장두개를 들여대니 사우가 마다고 하거던. 마다고 허니 이정성이 하넌 말이 “야 강대감 어런이 한번 와 보라 하니 가 뵈어야 한지 않느냐 어서 가거라” 하고 차꾸 가라고 하니 안 갈 수 없어요. 그래서 장두개를 타고 갔어요. 그래 강대감으 사랑방에 들어가니까 강감찰대감은 하인 넷만 방으로 들어오라고 하고서 방 네 귀에 하나식 세워 놓고 문을 닫아 걸고 이정성 사우가 무엇인가 똑똑히 보라고 하거던. 그러고 강감찰대감이 이정성 사우보고 “너 이놈! 너 무슨 해괴한 작난을 그다지도 심하게 하느냐!” 하면서 회초리로 탁 쌔리니 그만 꼬리 아홉 개 돋힌 여우가 돼서 죽어 나가자빠지거던. 강감찰대감은 하인들을 불러서 이놈을 다시 대리고 가서 이정성에게 뵈여라고 했어요. 하인들도 이것을 보고 깜짝 놀래여 죽은 여우를 이정성한테 가지고 가서 뵈였어요. 이정성은 이것을 보고 강감찰대감 아니였다면 집안에 큰 화가 미쳤을 것이라고 강감찰대감으 영특한 재주를 크게 탄복하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