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봉과 怪狐

1985년 12월 3일 경기도 김초군 김포읍 황선식(75세, 남)


임진왜란 때 의병의 선봉장으로 활약하여 왜군과 싸우다가 돌아가신 조중봉 선생은 김포군의 坎井里에서 출생한 분입니다. 이 분네가 어려서 집이 가난했지만 공부를 하고 싶어서 그 동네 근처에 있넌 우청서원으 글방에 다녔답니다. 집에서 서당을 갈려면은 도중에 여우재고개를 넘어가넌데 아조 예쁜 처녀가 나타나더니 조중봉 선생을 껴안고 입을 마추드랍니다. 이런 일이 얼매나 있었는지 하루는 조중봉을 선생님이 보고서 “너는 어째서 얼굴이 화색이 읎고 병색이 되어 가느냐? 너 요새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니냐?” 하고 물었습니다. “아니요 아무것도 읎어요. 저는 모르겠습니다.” 조중봉이 이렇게 대답하니까 그래도 선생은 무슨 일을 아는 분이든지 다시 물었어요. “너 서당에 오는 도중에 이상한 일을 당하지나 안했느냐?” 조중봉은 선생으 그 말에 “에 있었습니다. 서당에 오느라고 고개를 넘으면 예뿐 처녀가 나와서 입을 마추고 했습니다. 벌서 여러 날 그랬습니다.”
선생이 그 말을 듣고 “그 처자하고 입마출 때 처자는 무슨 구슬 같은 것을 네 입에다 넜다가 다시 제 입으로 가저가드냐?” 하고 물었읍니다. 그렇다고 하니까 선생은 “그 처자는 사람이 아니고 여우가 둔갑한 처자인데 그 여우가 네 정기를 뺏어가느라고 그러는 것이다. 그러니 요담에 입을 마추고 구슬을 네 입에 넣어주거든 입을 깍 다물고 돌려주지 말고 거기서 쏜살같이 뛰여서 오느라”고 일렀습니다. 조중봉은 선생이 일른 대로 그 처녀하고 입을 마추고 넣어준 구슬을 입안에 넣고 입을 깍 다물고 처녀를 떠밀고 달려올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처녀는 조중봉을 붙잡고 구슬을 도루 뺏으려고 달라들었습니다. 조중봉은 뺏기지 않으려고 한참 싱갱이를 하다가 그 구슬을 생켜 버렸습니다. 그랬드니 처녀는 하얀 백여우가 되여가지고 슬피 울며 숲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러고 조중봉은 서당에를 갔드니 선생이 그 구슬을 가저왔거든 내노라 했습니다. 조중봉은 “여우하고 그 구슬을 안 뺏기려고 싱갱이를 하다가 생켰습니다”고 말하니까 선생은 “허허 아까운 보배가 읎어졌구나. 너는 그 구슬을 생켰으니 지리는 횅하니 알지만 천문은 모를 것이다.” 이렇게 말하고 “그 처자라는 것은 여우인데 사람의 정기를 뺏어먹고 사람이 될려고 너한테 달려들어서 네 정기를 뺏어먹든 중이다. 그런데 그것이 안 되여서 여우로 되돌아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조중봉이 나중에 커서 어른이 되였는데 通津 앞바다에 난데읎이 대패밥이 모여들어서 사람들은 이게 무슨 증죠냐고 떠들었습니다. 조중봉은 그것은 왜놈들이 우리 조선을 침노할려고 배를 수읎이 맨드느라고 대패질한 그 대패밥이 우리 조선에까지 흘러와서 그런다고 했습니다. 조중봉은 그 여우구슬을 삼켰기 때문에 지상에 일어나는 일을 횅하게 알드랍니다.
그 후 몇 해 안 가서 아니나 다를가 왜놈들은 우리 조선에 처들어와서 우리나라 사람을 몹시 괴롭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