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계 왕위에 오르다

1927년 2월 경기도 강화군 부내면 관청리 김원학


고려 말년에 이성계는 고려왕국으 장군이였는데 그때 왕은 많은 군사를 내주면서 이성계보고 북쪽에 득실거리는 적을 무찌르라고 했다. 그래서 이성계는 그 많은 군사를 이끌고 북쪽으로 가는데 서울서 얼매 가지 안했넌디 논에서 일하고 있든 늙은 농부가 장군님 장군님 하고 불러서 이성계는 어째서 부르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 늙은 농부는 “장군님 군사를 이끌고 북쪽으로 적군을 치로 가지 말고 어서 되돌아가서 왕 자리에 오르시요.” 했다. 이성계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래며 “날보고 왕자리에 오르라니 그게 무슨 큰일날 말을 하는가. 그런 말이란 두번 다시하지 말라”고 꾸짖었다. 그러니까 농부는 “저 깃발을 보시요. 바람이 북쪽으로 부는데 깃발은 남쪽을 향하여 나부끼고 있지 않습니까? 고려의 국운이 다 되었으니 장군님은 회군해서 서울로 들어가시오.” 하고 말했다.
이성계는 깃발을 보니까 바람은 북쪽으로 부는데 깃발은 남쪽을 향하여 나부끼고 있어서 이성계는 군사를 이끌고 서울로 돌아와서 왕 앞에 나섰다. 왕은 이성계를 보고 “어째서 적군을 처서 물리치지 않고 회군했느냐” 하고 물어서 이성계는 “그 왕자리를 나한테 내노시요.” 했다. 왕은 이성계가 느닷읎이 왕자리를 내노라니까 화가 나서 “여봐라, 이성계 저 역적놈을 잡어 묶어라!” 하고 큰소리를 쳤다. 그런데 신하가 아무도 나서서 이성계를 잡어서 묶는 사람이 없었다. 역적이 나왔는데도 신하가 가만히 있다니 아아 세상은 이미 기울어졌구나 그렇지마는 그렇다고 왕자리를 순순히 내놀 수는 읎다 하고 “이성계 네가 왕이 되려면 무슨 이변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어디 힌 까마구를 잡어와 보라. 힌 까마구를 잡어오면 왕자리를 내어 주겠다” 하고 말했다.
세상에 까만 까마구는 있어도 힌 까마구가 어디 있겠소. 이성계는 활을 하늘에다 대고 쏘았더니 공중에서 새 한 마리가 화살에 맞어서 떨어젔는데 보니까 하얀 까마구였다. 왕은 이것을 보고 기가 막혔다. 세상에 읎는 것을 말했는데 힌 까마구가 눈앞에 나타나니 세상은 다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왕은 왕자리를 내놀 수가 읎어서 바위돌을 벌레가 갉아먹는 일이 생기면 왕자리를 물려 주겠다고 했다. 단단한 바위돌을 벌레가 어텋게 갉아먹겠는가. 그런데 가만히 듣고 있으니까 바삭바삭하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나는 데를 보니까 웬 벌레가 대궐 주추돌을 갉아먹고 있었다. 왕은 이것을 보고 기가 막혔다. 세상에 벌레가 바위돌을 밝아먹다니 이런 재변이 어데 있는가. 왕은 그래도 왕자리를 물러나기가 싫어서 뿔난 당나귀가 나타나면 왕자리를 내주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그 말이 떨어지자 웬 늙은 농부가 뿔난 당나귀를 끌고 대궐 안으로 들어왔다. 그 농부를 보니까 아까 이성계보고 회군하여 서울에 들어가서 왕자리에 앉이라고 하든 그 농부였다.
왕은 뿔난 당나귀가 나타난 것을 보고 아아 이 나라의 국운은 다 기울어졌구나 하고 더 이상 벋대지 않고 왕자리를 이성계에게 물려주었다고 하는데 이성계는 이렇게 해서 왕자리에 올르게 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