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尤庵 일화

1974년 10월 14일 충북 영동군 영동읍 중앙동 이상학(75세, 남)


송우암 송시열이라는 유명한 분이 있어요. 이분으 어렸을 때 이야기를 하나 하겠십니다. 이분이 어렸을 때 서당에 다녔는디 장가를 가게 됐는디 서당으 글공부 친구들이 “너 장가가기 전에 너으 신부될 규수를 만나보고 입도 맞출 수 있느냐? 있이면 우리가 도야지 잡어서 한턱 잘 내겄다” 이랬어요. 그때는 남녀으 내외가 심해서 장가갈 총각이 약혼한 처녀를 결혼식 올리기 전에 만나기란 도저히 불가능하고 또 게다가 입을 맞춘다는 것은 더욱이 할 수 읎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짓은 도저히 생각도 못할 짓이었습니다. 그런디도 우암 선생은 할 수 있다고 장담했어요. 그래 그렇기로 하고 날을 정하고 신부될 처녀를 만나보고 입을 맞추기로 했어요.
우암 선생은 처녀으 아부지가 외출할 날자를 알어가지고 그날 처가가 될 집이로 찾어가서 고모님 뵈로 왔다고 하고서 안으로 들어가서 장모될 분한티 고모님 뵙시다 하고 절을 나붓이 했어요. 장모될 분은 친정 조카라고 하니께 반가히 맞이하고 딸을 불러서 너으 외가댁으 오래비가 왔이니 나와서 인사하라고 했어요. 그러니까 신부될 처자가 들어와서 우암 선생 앞에 앉어서 인사를 하는디 우암 선생은 이 처녀를 한참 보다가 양 귀를 붙잡고 입을 쭉 맞추고 뛰어나왔어요. 그러니께 이것을 본 글동무들을 할수읎이 도야지를 잡어서 한턱 잘 냈답니다.
그런디 이 처가집이서는 야단이 났어요. 다 큰 처자가 남자하고 입을 맞추다니 이런 망칙한 변이 있냐고 말입니다. 그런디 처녀 아부지가 사정 이야기를 들어보고 그놈은 사우될 놈이 장난친 게라고 해서 일은 무사히 됐어요.
그 뒤에 서당 아이들은 우암 선생보고 “너 결혼식 마당에서 신부한티 말을 시킬 수 있느냐? 말을 시키면 우리가 되야지 잡어서 한턱 하겠다”고 했어요. 우암 선생은 할 수 있다고 했어요. 그래 장개가는 날 서당 동무들은 우암 선생이 장개가는 날 따라가서 봤어요.
우암 선생은 장가가는 날 혼례청에 들어서서 먼저 북향재배하고 신부가 들어와서 신부가 신랑한티 재배하는디 신랑이 신부한티 절을 할 차례가 됐는디두 우암 선생은 절을 하지 않고 뻣뻣이 서 있었어요. 그렇게 혼례식을 진행시키는 집사가 어서 신부에게 절하라고 재촉했어요. 그래도 우암 선생은 그대로 뻣뻣이 서 있기만 했어요. 그러니까 처가집 사람이며 구경꾼이며 왜 신부한티 절하지 않고 서 있기만 하냐고 어서 절하라고 재촉했어요. 그러니께 우암 선생은 “우리 할머니도 버버리 우리 어머니도 버버리인디 이번에 나도 버버리하고 결혼하는지 모르겠소. 그러니 신부가 버버리 아니여야 결혼하지, 버버리면 결혼 않겠소. 그러니 신부가 버버리 아니라면 말을 해 보시요.” 이렇게 말하니 신부가 말을 안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신부는 내가 왜 버버리냐고.
이렇게 해서 우암 선생은 신부를 혼례청에서 말을 하게 하고 또 한턱 잘 얻어먹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