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삼문이 글을 지어서 중국 문장을 돌려보내다

1942년 7월 경기도 여주군 여주읍 김본창규


옛날에 중국에서 우리나라에 저으 나라가 글 잘한다는 것을 자랑하기 위해 글 잘하는 문장을 우리나라에 내보내기로 했넌데 이 소식을 듣구 우리 조정서는 큰걱정이었다. 이때 성삼문이란 분이 나서서 자기가 감당해 보겠다 하구 바로 의주로 가서 압록강으 뱃사공이 되여가지고 배를 저으면서 중국 문장이 오기를 기둘렸다. 그래 기두루구 있는데 마침내 중국 문장이 와서 우리나라루 건너올려구 배를 올라탔다.
중국 문장이 보니까 뱃사공 눈이 하나 멀었거던. 그래서 ‘鳥啄 沙工目-새가 사공 눈 하나를 파먹었구나’ 하구 읊었다. 아마 성삼문으 눈 하나가 멀었던 모양이요. 이렇게 읊으는 소리를 성삼문이 듣구 자기도 뭐라구 해 주어야 겠다 하구 있넌데 가만히 보니까 중국 문장으 코가 삐뚤어저 있어요. 그래서 ‘風吹 上使鼻-바람이 불어서 중국 사신의 코를 삐뚤어지게 했구나’ 하구 읊었다.
그러구 가넌데 어디서 피리소리가 들려오니까 중국 문장은 ‘吹笛枯竹歌’라고 읊었다. 피리를 불으니 말른 대나무가 노래하는구나 한단 말지. 그때 북소리가 들려오니까 성삼문이는 ‘擊鼓死皮鳴’이라고 읊었다. 북을 치니까 죽은 가죽이 운다구 했단 말이여. 강우에 떠 있는 오리들이 물고기를 잡을려고 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구 중국 문장은 ‘?沈浮 ?沈浮 ??浮浮沈 江上窺魚鴨’이라고 읊었다. ‘물 속으로 들어갔다 떠오르고 물 속에 들어갔다가 다시 떠오르느구나. 강 우의 오리가 고기 노는 것을 엿보면서.’ 이렇게 읊으니까 성삼문은 나비가 훨훨 날르는 것을 보구 ‘飛上下 飛上下 飛飛上上下 山間探花蝶’ 하구 읊었다. ‘날러서 올라갔다 내려오구 날르고 날르고 날라서 올라갔다가 내려오는구나. 산간의 나비는 꽃을 찾아서 오르내리는구나.’
중국 문장은 사공이 이렇게 자기가 지은 글에 척척 맞추어서 글을 진 데 놀랬든지 ‘天爲日月星辰國’이라고 읊었다. ‘하늘은 해와 달과 별을 거느리는 나라가 돼 있구나.’ 성삼문은 곧 ‘地載江山草木車’라고 읊었다. 그러니까 중국 문장은 사공으 글재주에 놀래서 조선에는 이런 벽지으 하찮한 사공도 이렇게 글을 잘 하니 조정에 가면 얼마나 글 잘하는 문장이 많을가 섣불리 갔다가는 우세만 당하겠구나 하구 기양 기겁을 해서 저으 나라루 돌아갔다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