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한국역사 1-13

이야기 한국역사 편집위원회 지음 /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 김인걸 추천/풀빛/1997년 초판

 글 : 이미숙

<이야기 한국 역사 차례>

1. 초기 국가 형성과 삼국의 발전
2. 삼국의 항쟁과 통일
3. 남북국 시대와 후삼국
4. 고려 왕조의 창업과 발전
5. 고려 후기 사회의 동요
6. 조선 왕조의 창업과 발전
7. 지배 체제의 재편과 거듭되는 전란 

 8. 조선 후기의 사회 변동
 9. 근대화의 길
10. 일본의 침략과 국권회복 운동
11. 일제 식민통치와 항일 투쟁
12. 독립운동의 발전과 빈족국가 설립 준비
13. 대한민국 수립과 민주주의의 시련
 

학교 도서관에서 아이들이 가장 많이 읽는 책은 단연 만화책이다. 그 중에서도 역사 만화책이 인기다. 만화여서 조금은 유감이지만, 만화책을 제외하더라도(만화책은 대출이 안되고 있다.) 그래도 역사 쪽 책들이 많이 대출이 되고 있는 걸 보면 부모님들이 굳이 권하지 않더라도 아이들에겐 역사, 우리나라 역사가 흥미거리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우리네 부모님들도 아이들이 역사책을 많이 읽어주었으면 하는 생각에서 아이들에게 역사책을 많이 사 주신다. 아이들이 책을 안 읽으면 만화라도 읽어야지 하는 마음에 소위 고전 만화라고 불리는 책들을 또 열심히 사 주신다. 학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인지, 아니면 역사를 바로 알아야 현재의 모습을 바로 안다는 인식 때문인지 역사 읽기는 위인전 읽기와 더불어 부모님들의 지대한 관심거리 중 하나이다.
  하지만 범람하는 역사책들 중에서 진지하면서도 재미를 주는 책은 찾기가 쉽지 않다. 맹목적으로 우리역사를 미화했거나, 혹은 비하하는 식의 표현들이 있거나 가벼운 엽기 시리즈 같은 말 잔치로 이루어진 책들이 너무나도 많다. 어차피 역사란 바라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재해석 되는 것이라 한다. 하지만 보다 합리적이고 냉정한 시각으로 평가하여 아이들이 역사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책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에 대안이 될 수 있는 책이 바로 ‘이야기 한국역사1~13' 이다. ‘이야기 한국역사’ 는 우리 민족의 기원과 형성에서부터 1980년대 광주항쟁까지의 방대한 역사서이다. 초등학교 6학년 국사 교과서나, 중학교 국사교과서와 같은 연대기적 서술방식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따분하다는 느낌의 국사 교과서와는 달리 설화와 야사를 풍부하게 싣고 있어서 아이들을 재미에 빠뜨린다. 다양한 인물들과의 만남, 역사적 상황들에 대한 자세한 해설들은 아이들을 역사의 길로 인도하는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요새 아이들은 아무 생각 없이 산다고들 한다.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이 되어야 할지 내가 왜 이런 일을 하는 건지, 뚜렷한 자기 주장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다만 표현하는 형태가 다를 뿐이다. 아이들은 ‘나’에서 시작해서 ‘우리’ 그리고 ‘사회’ ‘국가’ ‘세계’까지 다양한 관심과 그 안에서 자신을 세우기 위해 끊임없는 마음 속 투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연히 아이들은 역사서에 관심이 많아진다. 그 안에서 아이들은 자기들의 정체성을 분명 찾아낼 것이다. 이러한 청소년 시기의 아이들에게 분량은 만만치 않지만 쉽고 재미있게 그러나 진취적 사고를 지닐 수 있게 서술한 이 책을 권하고 싶다. 하지만 역사도 새롭게 해석되듯 이 책도 아이들이 비평가의 눈으로 바라보길 또한 권하고 싶다.
  ‘지구의 탄생’으로 이 책은 시작한다. 지구의 변화와 생명체의 진화에 대한 설명은 부족하나, 구석기와 신석기시대를 거쳐 한민족의 기원에 이르기까지의 내용들이 자세히 서술되어 있다. 신석기 유물은 무엇이고 구석기유물은 무엇인지 단답형 물음이 아닌 그림이 그려지는 듯한 내용들은 더욱 사실감이 있다. 다만 직립에 관한 이야기나 집단 생활의 영향으로 발달되었을 언어의 이야기들을 풀어서 서술하면 더욱 흥미 있는 이야기들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시대간 연계적 설명이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농경과 목축의 발달 변화나 발전의 연계성이 한 눈에 확 들어오지 않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결과론적 설명방식이 아닌 객관적 유물 사료를 통해 추리, 탐색해 나가는 방식도 권할 만하다.
  며칠 전 중국이 고구려 관련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뉴스를 봤다.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까지 자신에게 역사를 유리하게 해석하고 고구려를 마치 자신들의 속국으로 표현하는 행태를 보고 아이들은 분노할 것이다. 아이들은 역사학자가 되어 이러한 사태를 막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불연 듯 힘없는 나라의 비애를 느끼고 경제학을 공부할까, 혹은 사회가 건강하지 못한 것에 분노하여 사회학을 공부할까 고민에 빠질 것이다. 우리 역사를 찬란하게 영광스러운 것으로 보던지 아니면 속국의 역사를 지닌 부끄러운 것으로 여기는 것은 역사를 바라보는 개인의 문제이다. 하지만 자라나는 아이들에겐 보다 객관적인 기술이 필요하다.   
  이 책의 삼국시대 부분에서는 사료의 문제 때문이겠지만, 신라의 내용이 상대적으로 많다. 하지만 다양한 삼국의 이야기와 여러 임금과 나라를 빛낸 인물들 그리고 민초들의 이야기들은,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하는 궁금증을 일으키는 요소가 있다. 다만 이야기만 나열하는 것이 아닌 삼국과의 관계 속에서 투쟁할 수 밖에 없는 역사의 당위성 같은, 그 안에서 진보하는 역사를 표현하여 준다면 아이들은 역사를 통해 내일의 역사를 열어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고려와 조선의 이야기도 마찬가지이다. 시련도 많았지만 그만큼 강인할 수 있었던 고려와 조선 민중들의 힘은 느껴지지 않고 정치 권력의 투쟁만을 중요시하는 부정적 일색의 느낌이 강하다. 상공업의 발달, 농업의 발달들의 당시의 경제생활과 외국과의 교류들에 대한 서술은 아이들의 진취적 사고를 위해 필요한 항목들이다.
 영화 ‘황산벌’에서는 백제와 신라의 황산벌 전투 이야기가 나온다. 비참한 이야기를 희화화 시켰다는 비난도 있지만 어쨌든 역사의 주인공은 민중들임을 느끼게 하는 영화였다. 민중을 위해, 우리를 위해 전쟁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도 했다. 역사를 어떻게 바라보는가가 영화 속에서도 녹아져 있어야 한다면 우리의 미래, 아이들의 미래도 어떻게 역사를 바라보는가 하는 것이 얼마큼 중요한 일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다. 한 권의 책이 아니, 13권의 책이 아이들의 어제와 미래를 담보해낼 수는 없겠지만 그 바탕은 마련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도 새롭게 끊임없이 탄생할 수 있으므로.  
  방대한 분량의 책을 이 정도의 식견으로 글을 쓴다는 것이 부끄러울 뿐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보고자 했고 적극적인 독자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창조적인 독서를 하게 해 준 ‘이야기 한국역사’, 이 책에 감사한다.


이미숙
1964년 생. 오른발왼발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 함께 시작했습니다.
2004년, 중학생 학부모가 됩니다. 역사책을 볼 때면 남편과 아이까지, 세 식구가 함께 토론을 하기도 합니다.
어린이도서연구회 독서문화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