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쉬는 우리 역사를 찾아서!
                    
《아! 그렇구나 우리 역사 1-5》(고래실)

글 : 김선희

 
 

 

 

 

1.

  역사책을 쓰는 사람들이 달라지고 있다. 역사를 보는 관점뿐만 아니라 역사학자들이 일반 대중을 위한 역사책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어른들이 읽을 수 있는 역사책들이 다양한 형태로 서점에 선보이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이들을 위한 역사책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 변화의 선두에 섰다고 할 수 있는 책이 고래실에서 나온 《아! 그렇구나 우리역사》시리즈(이하 《그렇구나》)다. 2003년 12월 현재 ‘제1권 원시시대’ ‘제2권 고조선 ․ 부여 ․ 삼한 시대’ ‘제3권 고구려’ ‘제4권 백제’ ‘제5권 신라 ․ 가야 ․ 통일신라’까지 나왔다. 앞으로 17권까지 나오는데 고려시대, 조선시대, 개항기, 대한 제국기, 일제강점기와 현대까지의 우리 역사를 다룰 예정이라고 한다.
  각 권 마다 책을 쓴 사람들은 그 시대에 대한 연구를 오래 해 온 전문 역사학자들이다. 때문에 각 권에는 최근의 연구 성과까지 잘 반영이 되어 있어 책에 대한 신뢰를 더욱 높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역사를 배우고 난 뒤의 아이들이 우리 역사에 대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기회와 함께  교과서에서 벗어난 새로운 역사 읽기를 접하게 해준다. 

2.

  그런데 어느 날  이 움집에 불이 났습니다. 홀랑 다 타버린 집, 잿더미가 돼 버린 집 앞에서 망연자실 서 있던 집주인은 갑자기 잿더미에 …… 어쩌면 이것이 인류가 최초로 질그릇을 발명하게 된 계기일지 모릅니다. (제1권 원시시대, 145쪽)

 주몽 집단이 힘을 키워 나갈 무렵, 한나라의 분열 책동은 여전히 계속되었고 각 왕국 사이의 다툼도 치열하게 벌어졌답니다. …… 이에 새로운 맹주로 떠오른 주몽 집단은 강력한 무력을 바탕으로 …… 이로써 고구려라는 나라가 국제 공인을 받게 된 것입니다.(제3권 고구려, 47쪽~48쪽)

  《그렇구나》는 인물이나 사건 중심의 기존 역사책들과는 달리 과거 조상들의 생활양식에 중심을 두고 시대에 따른 정치 ․ 경제 ․ 사회의 변화를 당시 한반도 주위의 정세와 다루고 있는데, 자칫 재미없게 읽힐 수 있는 역사를 옛이야기를 들려주듯 글을 써서 중학교 아이들은 물론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무리 없이 읽을 수 있다.
  과거에 대한 궁금함을 풀려면 직접 역사의 현장을 체험해 보는 것만큼 좋은 방법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장을 일일이 찾아가는 것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 실려 있는 풍부한 사진 자료는 큰 도움을 준다. (특히, 1권, 2권은 지은이가 얼마 전 북한을 방문하고 사진에 담아 온 귀한 사진이 많다) 또 당시의 상황을 전체로 보여주는 삽화와 지도도 책을 보는 아이들에게 현장감을 더해 준다.
  아이들이 읽는 책이라고 해서 내용을 줄이거나 빼는 일 없이 책을 펴냈다는 출판사측의 말처럼 현재까지 연구된 성과를 바탕으로 잘못 전해지고 있는 부분을 알려주어 역사를 바라보는 비판적 시각에서의 역사 읽기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요즘에도 남한에서는 탁자식 고인돌을 북방식 고인돌, 바둑판식 ․ 개석식 고인돌을 남방식 고인돌이라 한다. 북방식 ․ 남방식이란 용어는 일제 강점기에 우리 땅의 고인돌을 연구 ․ 조사한 미가미를 비롯, 일제 총독부 휘하의 학자들이 붙인 이름이다. (제2권 고조선 ․ 부여 ․ 삼한시대, 142쪽~143쪽)

  역사는 현재를 사는 역사학자들에 의해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현재의 눈으로 재해석된다. 이는 역사를 궁금해 하는 아이들도 역사를 바라보는 눈이 어떠해야하는지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역사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아이들에겐 창의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이기도 하다.
  사실만 나열하는 역사가 아닌 우리나라의 역사를 세계 속에서 넓게 볼 수 있도록 한 것은 다른 책에서 볼 수 없는 《그렇구나》만의 특징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가장 큰 영토를 자랑한 나라로 알고 있는 고구려를 설명할 때는 당시의 세계 속에서 동북아의 중심국으로 우뚝 서는 과정과 국제정세를 읽지 못해 주변국으로 전락해 가는 과정 등 주변 정세를 함께 이야기한다. (제3편 고구려) 요즘 중국에서 지난번 발해에 이어 고구려의 역사를 자신들의 역사에 넣으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과거에 있었던 나란데 중국의 역사에 넣든 우리나라 역사에 넣든 무슨 상관이냐고, 현재가 중요한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 문제가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은가 보다. 역사를 전공한 역사학자들은 중국이 당치도 않는 소릴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이들은 뭐라고 할까? 《그렇구나》를 읽은 아이들이라면 주변국과의 관계 속에서 힘을 키우고, 수나라의 침입을 물리친 누구도 넘보지 못했던 고구려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중국의 어이없는 짓에 어른들 못지 않은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단락이 끝나는 곳에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이야깃거리’라는 꼭지에서는 본문의 흐름상 자세히 이야기하지 못한 부분을 알려준다. 예를 들면 ‘신석기 시대의 질그릇 만들기’ ‘청동기 만들기’ ‘고인돌 만들기’등은 다른 역사책에서 보지 못한 내용이다.

3.

  역사책을 역사 전문가가 썼기 때문에 좋은 점이 있겠지만, 읽는 대상이 중학생이라는 점에서 지은이들은 글쓰기의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어려운 논문만 쓰다가 중학생이 읽을 책을 쓰려니 어려웠다고 했다. 더군다나 이 책을 세상에 선보이고 나서 초등학생 학부모들에게 재미있는 역사공부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한다.
  역사학자들이 아이들 세상 속으로 나온 시도를 생각하면 바람직한 일인 반면 아이들 수준을 고려한 역사글쓰기에 대한 노력이 한층 요구된다. 또한 학부모들의 역사책에 대한 관심에 맞추는 것이 아닌 아이들이 스스로 느낄 수 있는 역사책으로 남길 바라는 마음이다.
  시대의 흐름을 안다는 것은 그 만큼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보는 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 생각된다. 아이들 또한 자신이 머무르고 있는 현재의 문제점에 대한 고민과 과거 우리 조상의 삶과 정신을 익혀 나를 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  밑거름으로 우리 역사에 대해 진정한 고민을 해야 한다. 단순 암기로 접하는 역사가 아닌 ‘살아 숨쉬는’ 역사의 만남이 더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을 쓰는 사람이나 만드는 사람이 숨은 노력이 더 필요하다.
  


김선희
결혼을 해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우리 아이들이 세상을 살아 나가는데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책을 읽어주게 되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꿈을 키워나가는데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책을 자꾸자꾸 읽다가 어린이 책에 대해서 고민하는 ‘어린이도서 연구회’를 알게 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 곳에서 아이들이 읽을 좋은 ‘역사 ․ 인물’ 책이 많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재미있고, 신나는 역사 속으로 여행하면! 서 우리나라에서 미래에 대한 꿈을 키웠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