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권 3호
<조선 제일 통쾌 실화 조선 제일 장쾌 인물>

마의래의 용력

김진구



중국소설 수호지 책에 무송이라는 장사는 경양강이라는 큰 고개를 밤에 넘다가 호랑이 한 마리를 주먹으로 때려잡았고 조선 300년 전에 우상중이라는 장수도 범을 주먹으로 때려죽였다는 일이 있었으나 이런 장사들은 길 가다가 별안간 호랑이를 만나고 나니 오도 가도 못하고 피할 수 없는 형편이므로 어쩔 수 없어서 죽을힘을 다하여 싸운 것이지만 한 평생에 소증이 생기고 심심하고만 보면 슬슬 산중으로 올라가서 호랑이를 튀겨 때려잡아 가지고 그 자리에서 껍질을 벗겨 불고기를 해먹었다는 - 이런 짓을 일곱 번이나 했다는 마의래 마 장군 같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마의래는 20년 전 사람으로 개성 흣적골(開城池町)에서 살았는데 천성이 의협하여 평생에 옳지 못한 놈을 징치해서 바른길을 열어놓고 부자의 것을 우려다가 어려운 사람을 구원하는 것이 그의 큰 사업이었으며 장님 무당의 무리를 혼내고 서낭 당산 제당 같은 것을 불 지르는 것이 그의 재미이었습니다. 그리고 산짐승 잡는 것이 그의 취미의 하나였습니다.
마의래에게는 심복으로 데리고 다니는 몰이꾼이 있어서 그가 심심풀이 할 곳이 없고 힘이 북받치면 쇠창을 집고 문밖에 나서서 이웃집 몰이꾼들을 넘겨다보면서
“여보게 이 사람들아 소금 한 봉지씩 준비해 가지고 나서게. 불고기 먹으려 안 가려나”
“예!”
하고 몰이꾼들은 이 집 저 집서 쑥쑥 나와서 따라 붙습니다. 그 길로 만월대로 해서 송악산을 뒤져 올려 성거. 박연을 모조리 밟아 올라가다가 토끼, 여우, 너구리같은 작은 짐승은 앞에 닥뜨리기만 하면 한 주먹에나 한 발길에 창자가 탁 터져 나가떨어집니다. 끝으로 호랑이가 툭 튀어나오면 - 제 아무리 산더미 같은 큰놈이라도 자꾸만 골을 올리면 그놈이 성이 나가지고 주홍 같은 입을 떡 벌리고 앞발을 번쩍 들고 뒷발로 어청어청 걸어 들어오면서 “어-흥!” 소리를 칠 때에 그만 들었던 쇠창으로 번개같이 호랑이의 아가리를 가로 찔러 꿰어 땅바닥에 냅다 꽂아놓고 만들어 논 사람처럼 덤덤히 서서 눈만 끔벅끔벅 시침을 떼고 섰습니다.
아가리에서 뒷덜미를! 가로 꿰인 채로 자빠져 앞뒤 발로 창대를 후비면서 고통을 하다가 나중에는 기운이 휘지면 끙끙 앓고만 있습니다. 그러면
“여보게 이 사람들아 무엇 하나 이놈의 대가리를 한번만 몽둥이로 후려 때리게-.”
그제야 몰이꾼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몽둥이로 대가리 콧잔등이 할 것 없이 미친개 때려잡듯이 되는대로 휘갈겨 늘어진 뒤에 창을 쓱 빼어 땅에 꽂아놓고 그제야 장도칼을 내서 대가리서부터 껍질을 홀딱 벗겨 내려서 나무 가지에 걸어놓고 솔가지를 뚝딱 뚝딱 뚝딱 분질러다가 화롯불을 벌겋게 질러놓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범의 고기를 점점이 오려다가 지글지글 불고기를 만들어 놓고 마의래를 비롯하여 특특장골의 호걸들이 죽 돌아앉아서 그 고기를 소금에 꾹꾹 찍어서 어찌나 흐들갑스럽게 먹는지 뭉터이 고기는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라고 꿀떡꿀떡 나막신 신고 돌 고개 넘어가는 소리가 납니다. 나중에 호랑이 갈비뼈를 가로 들고 우두둑 우두둑 마구 으깨 뜯는 소리가 산골이 지렁지렁 울립니다. 그러니 천고만고 억만고에 이런 운치의 노름이 어디 있겠으며 이러한 듣도 보도 못하던 천하장사가 또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서 마의래 장군의 한 평생에 호랑이를 일곱 번 잡았다는데 타향에서 두 마리 개성 그의 고향에서 다섯 마리를 때려잡았답니다. 20년 전 사람이니 만치 그가 호랑이 잡던 것과 장사끼리 싸움하던 것을 그 당장에서 보았다는 노인이 지금까지도 개성에 많이 살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