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권 3호
<조선 제일 통쾌 실화 조선 제일 장쾌 인물>

장붕익의 용맹

연성흠



장붕익 대장은 어렸을 때부터 총명하기 짝이 없고 용맹이 비길 데 없어서 보는 이 마다 놀라기를 마지아니하며 자라서 나중에 귀신같은 장수가 되리라고 칭찬을 무수히 하였습니다.
장 대장이 자라서 남병사가 되어 어느 시골로 내려가니 그곳 백성들이 모두 대장을 무서워하여 신위장군(神位將軍)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장 대장이 자기가 거처하고 있는 대청의 굵은 대들보가 반이나 썩은 것을 보고 하관(下官) 한 사람을 불러 들여
“이 대들보가 저렇게 썩었으니 몇 해 안 가서 이 대청이 무너질 것이 아니냐? 어째서 오늘날까지 저것을 고치지 않고 내버려두었느냐?”
하고 물었습니다.
“지금 장군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하관들도 그것을 모르는바 아니오나 이 대청 대들보로 쓸만한 나무가 없어서 여태까지 못 고치고 있습니다.”
하관이 이같이 대답하는 말을 듣고 장 대장은 퍽 의아하게 여기는 얼굴빛으로 문밖에 있는 큰 홰나무를 가르치면서
“저 나무를 베면 넉넉히 이 대청의 들보로 쓸만한데 왜 저것을 베어다 쓰질 못하느냐?”
하고 되짚어 물었습니다.
“저 나무면 넉넉히 쓸 만은 하오나 저 나무속에는 큰 뱀이 있어서 그 가지 하나만 건드려도 이 고을 백성들이 화를 입사와 못된 병이 돌아다니거나 또 사면에 불이 일어나는 통에 감히 손을 대지 못한답니다.”
하관이 이같이 말하는 소리를 듣더니 장 대장은 껄걸 웃으면서
“그게 무슨 말인가? 뱀이 사람에게 화를 입히다니 그런 쓸데없는 소리는 말고 곧 저 홰나무를 베어 대들보를 갈아내도록 하여라.”
하고 엄연히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러니까 병정들은 서로 얼굴만 마주 바라보면서 뱀의 화를 입을까 두려워하여 하나도 나서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장 대장은 이 눈치를 채고 병정들에게 향하여
“만일 뱀이 너희들 말과 같이 무슨 화를 입히면 나 혼자 그 화를 받겠으니 얼른 저 나무를 베라.”
하고 추상같이 호령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병정들은 땅바닥에 엎드려 머리를 조아리며 애걸애걸 하기를
“소인들이 장군의 매에 죽을지언정 그 명령만은 쫓지 못하겠습니다.”
하고 감히 그 나무를 벨 생각을 못하였습니다.
장 대장이 하는 수 없이 조그만 종이쪽에다
“네가 세 시간 안에 다른 곳으로 가면 모르거니와 그렇지 않으면 네게 군법을 시행하리라.”
하고 나무에다 써 붙였습니다. 얼마 있다가 과연 그 나무속에서 길이 30척이나 되는 큰 뱀 한 마리가 솨 소리를 내면서 나오는데 그 굵기가 한 아름이나 되었습니다. 이 무섭게 생긴 큰 뱀이 천천히 나오더니 남쪽산 중턱에 있는 바위 위로 가서 이쪽 대청을 향하여 똬리를 틀고 앉았습니다.
그제야 장대장이 부하 병정들을 시켜 그 홰나무를 벤 뒤에 대청 대들보를 갈아내고 낙성연을 굉장히 꾸미고 이웃 고을의 수령들을 청하여 즐겁게 노래 부르며 유쾌히 술 마시고 노는 판에 병정 하나가 숨이 턱에 차서 뛰어 들어오며 황황히 아뢰는 말이
“홰나무에서 나온 그 큰 뱀이 온 몸에 독기를 품고 이곳을 향하여 살같이 달려옵니다.”
하고 어쩔 줄을 모르는 모양이었습니다.
장 대장은 즉시 손님들을 잠깐 다른 곳으로 피하도록 하고 즉시 대청 앞에 군기를 내어 달게 한 뒤에 큰 북을 울리라 하였습니다. 그리고 자기는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쓴 뒤에 칼을 빼어들고 나서니 뱀이 천천히 오다가 삼문 밖에까지 와서는 나는 듯이 장대장의 앞으로 달려들며 그 큰 입을 버리고 혀를 날름거리니 그 무서운 품이란 이루 말할 수도 없었습니다. 장 대장도 나는 듯이 몸을 날려 보검을 휘둘러 그 머리를 힘껏 내리치니 그 머리가 땅에 뚝 떨어졌다가 다시 껑충 뛰어 대청 대들보를 그 큰 입으로 물고 늘어졌습니다. 이 무서운 광경을 바라본 사람들은 모두 대경실색을 하였습니다.
장 대장은 들보에 달려있는 뱀의 턱 아래에 검은 혹 같은 것이 달린 것을 유심히 보고 그 머리를 칼로 쳐 떨어뜨려 그 몸뚱이와 함께 불에 태워버리고 나서 다시 유쾌하게 술 마시며 손님들과 더불어 즐겨 노래하니 장군의 용맹이 이같이 무쌍함을 탄복치 않는 이가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