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권 4호
<한글><역사>

신라 지증왕

신명균


여러분! 여러분은 우리 조선에 신라라는 시대가 있는 것은 다들 아시겠습니다.
대체로 이 신라 시대에는 나라 이름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이 세 가지 이름을 말씀하여 보겠습니다.
신라의 맨 첫 조상 박혁거세 임금이 나라를 세우고 나라 이름을 『서라벌』이라고 하였다가 넷째 임금 탈해왕 때에 와서 나라 이름을 『계림』이라고 고치게 되었습니다. 탈해왕이 나라 이름을 『계림』이라고 고치게 되기는 이러한 때문이올시다.
그것이 어느 해 늦은 봄이었습니다. 밤이 깊어 고요한데 탈해왕이 들으니까 『시림』이라는 수풀 속에서 난데없는 닭의 울음소리가 들리더랍니다. 그래 탈해왕은 이상해서 사람을 보내 보았더니 나무 가지에 어떤 금 궤짝 하나가 걸려있고 그 궤짝 밑에는 흰 닭이 홰를 치고 울고 있습니다. 이 사람은 이것을 보고 즉시 탈해왕께 그 사연을 말씀한즉 왕도 대단히 이상해서 다시 그 사람을 보내서 궤짝을 갖다가 열어보았습니다. 이것이 웬일이겠습니까. 그 궤 안에는 아주 어여쁜 옥동자 하나가 들어있습니다. 왕께서는 대단히 기뻐서
『이것은 하늘이 나에게 아들로 주신 것이라.』
하고는 그 아이를 애지중지하여서 기르며 그 수풀 이름을 『계림』이라고 고치고 또 나라 이름까지도 『계림』이라고 하였습니다.
그 다음 세 번째로 계림이라는 나라 이름을 『신라』라고 고친 이가 저 스물둘째 임금 지증왕이올시다.
이 지증왕은 어려서부터 몸이 훨석 크고 담력이 남보다 뛰어나서 예사 사람보다는 다르더랍니다. 나이 예순 다섯이 되어서 임금이 되어 가지고 열 다섯 해 동안 임금 노릇을 하였는데 신라 임금 가운데서는 나라 정사를 제일 잘한 임금이올시다.
지증왕의 잘하신 정사 가운데는 성을 쌓는다, 백성에게 농사를 힘쓰게 하고 소로 논밭을 갈게 한다, 빙고를 만들고 얼음 두는 법을 마련한다, 배를 만든다, 함정을 파고 모진 짐승을 잡는다, 나라 창고에 있는 곡식을 내서 가난한 백성들을 살린다, 예법을 마련한다, 여러 가지 일이 많았지마는 그 중에 이 두 가지 일이 가장 유명하고 또 재미있는 일이올시다.
그때에는 나라 임금이 돌아가면은 신하들 중에서 남자 다섯 사람과 여자 다섯 사람이 임금을 따라 죽어서 임금과 함께 장사지내는 풍속이 있었답니다.
지증왕은 자기가 임금이 되기 전부터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임금이기로 공연한 신하들을 턱없이 죽게 하는 것은 아주 고약한 법이라. 이러한 법은 하루바삐 없애야 할 것이다.』
그래서 지증왕은 자기가 임금이 되면서 우선 이 법을 없앴습니다. 그리하여서 그 뒤로는 신하들이 임금을 따라 죽는 법이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조선 동쪽 바다에 외따로 떨어져 있는 조그만 섬을 아시겠습니다. 지금은 강원도에 붙어 있는 한 울릉도에 불과하지만은 그때에는 우산국이라는 한 나라 이었습니다. 나라는 비록 작을 망정 지형이 험한데다 또 사람들이 사나운 탓으로 참답게 우리 조선에다 선물을 바치며 순종을 하다가도 이따금 배반하는 이링 많으므로 지증왕은 이사부라는 대장을 보내서 우산국을 치게 하였습니다. 이사부 대장은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우산국 사람들은 사람이 사납기는 하여도 미련하니깐 공연히 사람을 죽이며 싸우느니 내 이 놈들을 속여셔 싸우지 않고 이겨 보리라.』
하고 배에나 나무로 새겨서 만든 사자를 하나 가득 실어 가지고 우산국에 갔습니다. 그래서 이사부 대장은 우산국 사람들을 보고
『너희들이 일제히 나와서 잘못한 죄를 자복하고 순히 항복을 할 것 같으면 이왕 죄를 다 용서하려니와 만일 그렇지 않으면 이 짐승들을 다 내려놓아서 너희들을 잡아먹게 할 것이다.』
하고 무섭게 호령을 하였더니 우산국 사람들은 배에 실린 사자들을 바라보고는 무서워서 벌벌 떨면서
『이를 어쩌면 좋단 말이냐. 저 짐승들을 만일 내려만 놓으면 우리들을 모조리 잡아먹고 말 터이니 진장 항복을 하고 죽기를 면하는 것이 좋겠다.』
하며 우산국 사람들은 모두 바닷가로 나와서 전에 잘못한 죄를 일일이 자복하고 살려주기를 빌었습니다. 그래서 이사부 대장은 싸움도 아니하고 우산국을 항복 받은 까닭으로 지금은 울릉도가 우리 조선 땅이 되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