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권 4호
<역사>

아동의 조선 역사(9)

색동회 손진태


(1)시조 고주몽
주몽은 그 뒤로 날마다 군사를 조련하였습니다. 활쏘기 칼쓰기 말달리기를 날마다 연습하였습니다. 그래서 수천명의 용감한 군사를 만들었습니다. 이 소문을 듣고 고구려 근처에 있는 조그만 나라들은 서로 다투어서 고구려에 항복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때에 송양국이란 나라가 있어 좀처럼 고구려에 항복코자 아니 하였습니다. 주몽은 곧 날랜 군사 몇 십명을 데리고 그 나라 임금을 찾아갔습니다.
『우리 고구려가 강한 줄은 세상이 다 아는 바인데 너희 나라는 어째서 항복하지 아니 하느냐?』
하고 물었습니다. 송양국의 임금은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너희 나라가 강한 줄은 알지마는 우리 나라는 벌써 이곳에서 오래 동안 백성을 다스리고 있었음으로 그렇게 쉽게 나라를 내어줄 수는 없다.』
『그러면 싸움을 하자는 말이냐?』
하고 주몽 왕은 말하였습니다. 송양국 왕은 그 말을 듣고 속으로 무서워하였습니다. 그리고 싸움을 하면 반드시 질 것이 분명함으로 꾀를 내어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가 단 둘이 활쏘기를 하여 네가 이기면 내가 나라를 내어놀 것이요 내가 지면 나의 나를 다시는 침노하지 않기로 하자.』
고 말하였습니다. 송양국의 왕도 활쏘기로는 꽤 유명하였습니다. 그는 공중으로 날아가는 제비를 맞춰서 떨어트렸습니다. 이번에는 주몽 왕이 먼저 쏘아 멀리 서 있는 고목의 제일 높은 가지의 제일 높은 잎사귀를 맞췄습니다. 그러나 송양국 왕은 그것을 맞추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송양국 왕은 고구려에 항복하기로 되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고구려는 점점 큰 나라가 되고 주몽 왕의 이름은 천하를 벌벌 떨게 만들었습니다. 주몽 왕은 금개구리 임금 나라에 계신 어머니를 모셔오려고 군사를 거느리고 금개구리 임금의 나라를 치려고 하였습니다.
고구려의 말 탄 군사 수만 명이 금개구리의 나라의 서울을 치려고 들어갔을 때 그 나라에서는 왕자들과 모든 장수들이 나와 싸웠습니다. 그러나 고구려의 군사들을 당할 수는 없었습니다. 고구려 군사는 물 밀리듯 들어옵니다. 금개구리 임금은 주몽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내가 지난 날 너를 천대하기는 하였지마는 그래도 나는 너의 아비며 지금도 아직 너를 낳은 어머니가 여기 계신데 네가 우리나라를 치는 것은 얼마나 악한 일이냐. 너의 어머니를 데리고 가도록 할 터이니 군사를 거두어 돌아가도록 하라.』
주몽 왕은 이 편지를 보고도 아직 분이 풀리지 아니 하였습니다. 다시 군사들에게 앞으로 나아가라고 호령하였습니다. 고구려 군사들은 무서운 고함 소리를 치면서 달려들었습니다.
그때에 주몽 왕 앞에 어떤 흰 옷 입은 말 탄 부인이 나타났습니다. 그 부인은 두 팔을 벌리고 주몽 왕을 말리면서
『주몽 왕이시여. 나는 너를 낳은 어머니 유화이니라.』
하였습니다. 주몽 왕은 깜짝 놀라 곧 말에서 내려 어머니 앞에 절하였습니다.
『어머니 나는 옛날 나를 죽이려고 하던 악한 놈들을 죽여버리고 어머니를 모시러 왔습니다.』
어머니는 가만히 입을 열어 말을 하였습니다.
『이 나라는 너의 어머니가 계신 나라이오. 이 나라 백성들은 너의 어머니의 자식이니라. 어머니의 자식을 죽이는 것은 너의 형제를 죽임이나 마찬가지니 빨리 군사를 데리고 너희 나라로 돌아가거라. 나는 사랑하고 밤낮으로 잊지 못하던 너의 얼굴을 다시 한번 보게 되었으니 이제 죽어도 아무 한이 없겠노라. 나는 너를 따라 가고 싶기도 하나 여태까지 정든 백성들을 떠나갈 수도 없으니 부디 나의 백성들을 죽이지 말고 물러가거라.』
하고 꾸짖었습니다. 어머니의 말씀에 매우 감복하야 주몽 왕은 군사를 거두어 가기로 하였습니다. 주몽 왕은 두 번째 어머니와 서로 눈물의 이별을 하였습니다.

(2) 유리왕
주몽 왕이 돌아온 지 얼마 되지 못하야 한 사람의 소년이 주몽 왕을 찾아왔습니다. 그 소년은 부러진 칼 한 자루를 내어놓으면서
『나는 당신의 아들입니다. 이 칼을 찾아왔습니다.』
하였습니다. 주몽 왕은 그 칼을 한참 들여다보더니 벽장 속에서 부러진 칼끝을 소년이 가지고 온 부러진 칼에 맞추어 보았습니다. 그것도 소년의 칼에 꼭 맞았습니다. 조몽은 소년을 잡아올려 앉히고
『너는 정말 내 아들이로다. 그러나 어떻게 해서 칼을 찾아가지고 왔느냐?』
하고 주몽 왕은 옛날 자기가 금개구리 나라에서 임금의 말을 먹였을 때에 부부로 지내던 색시를 생각하였습니다.
소년의 대답은 이러하였습니다.
『내가 어떤 날 활을 쏘다가 잘못하여서 어떤 물이고 가는 여자의 물동이를 깨트렸습니다. 그랬더니 그 부인은 애비 없는 자식이란 할 수 없다 하고 나에게 욕을 하였습니다. 나는 그때에 어찌나 아비 없는 것이 섧던지 곧 어머니에게로 달려가서 아버지는 어데 계시냐고 물었습니다. 어머니는 한숨을 쉬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너희 아버지는 지금 고구려 나라의 임금이 되었단다. 얼마 전에 군사를 거느리고 우리나라를 치러 왔던 이가 너의 아버지란다. 그러나 너의 아버지가 이 나라를 떠나실 때에 말씀하시기를 일곱 모 난 돌멩이 위에 선 소나무 밑에 무슨 물건을 두었으니 그것을 찾아오면 나의 자식인 줄 알리라고 하셨으니 그것을 어떻게 찾는단 말이냐 하고 울었습니다. 그래 나는 날마다 산으로 돌아다니면서 일곱 모 난 돌을 구해보았습니다. 그러나 그런 돌은 구경할 수 없었습니다. 하루는 못 찾을 생각을 하고 있노라니 별안간 어데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래서 그곳을 찾아가 보니 분명히 그 소리는 우리 집 기둥 밑에서 났습니다. 나는 곧 기둥 밑을 파 보았습니다. 거기서 나는 지금 부러진 칼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보니 기둥 밑에 받쳐 있는 주춧돌이 일곱 모요 그 위에 서 있는 기둥이 소나무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칼을 가지고 왔습니다.』
소년은 다시 불쌍히 홀로 계신 어머니를 모셔 오자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주몽 왕은 곧 소년의 어머니를 불러왔습니다. 소년은 이렇게 해서 어머니와 아버지를 한 집에 보시게 되고 뒤에 그는 고구려의 왕이 되어었습니다. 그가 곧 유리왕이었습니다.

(3) 유리왕와 부분노
유리왕도 용맹스런 왕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신하에는 부분노라 하는 장수가 있었습니다.
그때에 고구려의 서쪽에는 선비라는 강한 나라가 있었습니다. 선비는 저희들의 강한 것만 믿고 고구려에 항복하지 않았습니다. 유리왕은 곧 군사를 거느리고 가서 선비를 치자고 하였습니다. 그때에 장수 부분노가 왕의 앞으로 나아가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선비는 매우 강한 나라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꾀로서 그 나라를 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 꾀는 이러합니다. 우리가 사람을 시켜서 우리나라는 아주 작고 군사도 몇 명 안 된다고 거짓말하면 선비는 필경 우리나라를 없수이 여기고 마음을 놀 것입니다. 그때를 타서 우리는 군사를 두 길로 나누어 한편 군사는 앞길로 선비를 치고 한편 군사는 뒷길로 가서 치면 반드시 선비를 항복 받을 수 있습니다.』
유리왕은 그 말이 옳다 하고 곧 사람들을 보내 고구려는 작고 약한 나라이라고 말을 하였습니다. 선비 왕은 그 말을 듣고 마음을 놓았습니다.
그 틈을 타서 고구려 군사는 두 길로 선비 땅에 들어가서 앞길로 간 군사가 먼첨 싸움을 시작하였습니다. 선비 군사들은 곧 응전을 하고 달려들었습니다. 우리 군사는 거짓 패한 듯이 달아났습니다. 선비 군사는 이겼다고 좋아하면서 우리 군사를 쫓았습니다. 그래도 우리 군사는 자꾸 달아납니다. 그리고 선비 군사는 자꾸 따랐습니다. 그리고 보니 선비의 서울 성안에 있던 군사는 모두 달아나는 우리 군사를 쫓아가고 한 사람도 남은 군사가 없었습니다.
그때에 뒷길로 가서 가만히 숨어있던 부분노의 군사가 북을 울리면서 물 밀리듯 선비 서울의 성안으로 쳐들어갔습니다.
그러니 선비 사람들이 당해낼 수가 있습니까. 울며불며 사방으로 흩어지고 선비 서울 성안에는 고구려 군사가 가득 찼습니다.
그 소문을 듣고 달아나는 우리 군사를 쫓아갔던 선비 군사들은 다시 돌아와서 저희들의 임금을 구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럴 때에 거짓 달아나던 우리 군사도 다시 돌아서서 뒤로서 선비 군사를 치고 선비 성안에 들어간 우리 군사들은 앞으로 선비를 쳤습니다. 그러니 앞뒤로 몰리게 된 선비 군사는 필경 엎어지고 자빠지고 죽고 밟히고 하야 거의 다 죽어버렸습니다.
선비 왕은 할 수 없이 황서를 써서 유리왕께 바치고 영영 우리 나라의 속국이 되겠다고 하였습니다.
고구려 군사들은 승전고를 울리면서 고구려의 국기를 높이 달고 돌아왔습니다. 유리왕은 많은 곡식과 돈이며 다른 상을 대장 부분노에게 주었습니다. 그러나 부분노는 그것을 혼자 가지지 아니 하고 모두 군사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다음 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