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경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머피와 두칠이>(지식산업사), <수일이와 수일이>(우리교육) 등을 쓰신 김우경 선생님께서 지난 2009년 7월 7일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돌아가시면서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하셨답니다. 저도 8월 7일에야 '어린이와문학' 카페(http://cafe.daum.net/childmagazine)에서 소식을 들었습니다.
김우경 선생님은 1957년 경남 산청에서 태어나서 1989년 부산문화방송 신인문예상에 동화가 입상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셨습니다.
김우경 선생님 작품을 소개합니다.

머피와 두칠이
김우경 글/송진헌 그림/지식산업사/1996

개의 존재를 애완견으로 바라볼 것인지, 아님 독자적인 존재로서 개의 삶을 존중해줘야 할지를 아이들의 입장에서 심각하게 고민하게 해 준 작품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두칠이는 넉넉하진 않아도 평범한 주인 덕에 그 역시 평범하게 살아가던 개다. 옆집에 이사온 부잣집 애완견 머피를 좋아하고, 동네의 다른 개들과 어울리며 마치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듯 살아가곤 했다. 하지만 여름이면 친구들이 보신용 개로 사라지곤 했던 위기감이 실제로 그에게도 닥치고, 두칠이는 그제야 자신의 처지를 되돌아본다. 자신의 삶이란 사람들의 손에 의해 좌지우지될 뿐 스스로의 존재 가치는 없다는 걸 깨닫는다. 결국 두칠이는 사람들의 손에서 벗어나 숲에서 자유로운 개로 살기로 결심한다.
이 책은 두칠이 입장에서 개를 다시 한번 바라볼 수 있게 한다. 머피와 같은 개를 키우고 싶어하는 아이들이라도 한번쯤 두칠이가 사람들 세계를 떠나 들개가 되기로 마음먹는 장면을 떠올리면서 그 의미를 곱씹어볼 것이다.

풀빛 일기
김우경 글/이준섭 그림/지식산업사/1998

이 책은 꿩 형제의 막내인 풀빛이 5월부터 12월까지 일기를 쓰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숲에서 약자라고 할 수 있는 꿩의 입장에서 자연을 이해하는 방식이 잘 드러나고 있다.
이 책은 머피와 두칠이 로 주목을 받은 바 있는 김우경의 작품이다.
주제면에서도 머피와 두칠이 에서 보여준 것처럼 사람과 동물과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고, 또한 기본 구성이나 등장인물의 성격도 비슷하다.
좀 다른 점이 있다면 머피와 두칠이 에서 두칠이가 사람들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리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반면, 풀빛 일기 에서는 사람에게 잡혔던 풀빛이 사람에 의해 다시 숲으로 돌아가게 됨으로써 나름대로 화해의 여지를 남겨두었다는 것이다.(새책 소개)

우리 아파트
김우경 글/오기철 그림/지식산업사/1999

 뚜렷한 주제 의식을 가지고 접근해 들어가는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아기자기하게 풀어놓고 있다.
새 집으로 이사하는 건 누구나 다 설레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친구 보람이가 사는 아파트가 부러웠던 유선이의 마음은 더욱더 설레인다. 이야기는 3월 1일 새 집으로 이사하는 유선이의 설레이는 모습으로부터 시작해서 크리스마스까지 약 1년간 새 아파트에서 살면서 벌어지는 여러 에피소드로 엮어졌다.
너무나 모범적인 아버지의 모습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것을 제외한다면 소박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아기자기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수일이와 수일이
김우경 글/권사우 그림/우리교육/2001

 '나랑 똑같이 생긴 사람이 있어서 내가 하기 싫은 일을 대신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상상은 누구나 한 번쯤 하죠.
수일이도 그랬습니다. 방학인데도 몇 군데나 되는 학원 때문에 너무 괴뤄웠으니까요. 그러나 쥐가 손톱을 먹고 사람으로 변했다는 옛날이야기를 떠올리고 손톱을 쥐에게 먹입니다. 그러자 쥐는 진짜 수일이 모습으로 변하죠. 처음엔 가짜 수일이 덕분에 재미있게 놀지만 가짜 수일이는 점점 자기가 진짜인 것처럼 행동하고 수일이는 위기에 빠집니다. 옛날이야기처럼 고양이를 데려와도 통하지 않고, 믿어주는 사람도 없습니다.
학원에 시달리는 아이들의 마음을 잘 보여주면서도, 어떻게 해결해나가야 할지를 생각해 보게 합니다.(이 책은 꼭 읽힙시다)

하루에 한 가지씩
김우경 글/이원우 그림/문학과지성사/2002

 철학동화 느낌이 나는 단편 열 세편을 만날 수 있다.
표제작인 <하루에 한 가지씩>은 줄을 타고 내려가 아파트를 털던 친구가 아파트에서 떨어진 뒤 변한 모습을 보여준다. 9층 높이에서 떨어져 보름 만에 깨어난 친구는 저승에 갔다왔고, 하루에 한 가지씩 착한 일만 하면 정해진 목숨대로 살 수 있단 약속을 받고 왔다고 한다.  처음엔 그날 그날 번 돈으로 착한 일을 하려 하지만 나중엔 결국 돈 없이도 할 수 있는 착한 일을 찾는다. 변한 친구, 그리고 그 옆에서 지켜보는 친구 의 모습이 모두 잔잔한 감동을 준다.
다른 작품들도 비슷하다. 작품을 읽다보면 스스로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다.

반달곰이 길을 가다가
김우경 글/김미아 그림/지식산업사/2002

 주로 현실주의에 바탕을 한 고학년 동화를 쓰셨던 김우경 선생님의 유일한 유년동화다. 짤막한 일곱 편의 동화는 작품마다 주제가 분명하면서도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반달곰이 길을 가다가>에는 길을 잃은 아기 사슴을 도와주려다 유괴범으로 몰리는 상황이, <나비야, 그러지 마>에서는 동생만 예뻐하는 것 같아 걱정스러운 마음이, <허수아비 아저씨>에는 농약 때문에 참새가 찾아오지 않는 누런 논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주제가 분명한 만큼 다소 재미가 떨어질 수도 있지만,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상황만 일깨워줌으로써 오랫동안 여운을 준다.

선들내는 아직도 흐르네
김우경 글/이승민 그림/문학과지성사/2004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이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지금 현재의 역사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동화다.
선들내가 흐르는 무동마을, 이야기는 주인공 선재와 친구 판태 그리고 경찰인 작은아버지를 둔 을구와 재구 형제와의 대결 등 마을에서 일어나는 아이들의 일상 모습을 통해 전개된다. 하지만 그 가운데는 늘 무동할배가 있다.
무동할배의 삶은 조금은 비밀에 가려진 듯 하고, 이야기는 무동할매의 삶의 비밀을 하나씩 밝혀준다. 무동할배의 형 때문에 위안부로 중국에 팔려간 임점남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와 무동할배의 가족사가까지.
위안부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기 보다는 현재 아이들의 눈에서 볼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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