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 4월에 권하는 책  ***


이번 달에는 자연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을 골라봤습니다.
아이들이 자연을 그저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과 삶 속에서 함께 하는 것임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화분과 지렁이
마키 후미에 글/이시쿠라 히로유키 그림/한림출판사

보통 꽃은 좋아하지만 지렁이를 좋아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예쁜 꽃을 피우기 위해서 지렁이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이 책은 꽃을 피워내는 화분과 지렁이의 만남을 통해 지렁이가 흙을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풍요롭게 만들어내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지렁이의 생태도 보여준다.
'지렁이' 하면 우선 징그럽다며 도망가는 경우가곤 하지만 이 책에서 만나는 지렁이는 귀엽고 사랑스럽다. 지렁이에 대해 하나 하나 알아가며 놀라기도 하고, 호기심 가득한 표정을 짓기도 하고, 뿌듯한 표정도 짓는 화분의 모습은 마치 어린아이 같아 보인다.
단순히 지렁이에 대해서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좋아하는 꽃과 화분을 통해 지렁이를 보여주면서 화려함 이면에 감춰진 지렁이의 진면목을 생각하게 한다. 4-7세

버려진 공터를 지켜라   
- 신기한 스쿨버스 키즈 12
조애너 콜 글/브루스 데근 그림/비룡소
 

썩어서 버려지는 것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해 주는 책이다. 완다는 '폭싹 썩은 물건을 찾아라' 대회에서 우승한 선물로 어린 나무를 선물받는다. 나무는 생생하게 살아있으면서도 썩어 있다는 프리즐 선생님 말씀과 함께. 프리즐 선생님 말씀의 비밀은 완다가 나무를 심으려고 했던 공터의 썩은 통나무 속을 탐사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완다와 아이들은 작은 벌레만큼 작아져 썩은 통나무 속을 탐사하며 그 속에 수많은 생명들이 살고 있음을 본다. 썩은 통나무를 치워야 한다던 아이들은 한 명 한 명 통나무를 없애고 싶지 않다. 썩은 것이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나는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끼게 한다.
초등 1-2학년

동물원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논장

동물원 나들이를 가는 가족. 이들은 동물원에서 무엇을 보았을까? 왼쪽 면에는 가족들의 모습이, 오른쪽 면에는 동물원에 갇혀 있는 동물들의 모습이 나온다. 동물원의 한 풍경인냥 서 있는 동물들의 모습은 외롭고 비참해 보인다. 동물원이 동물을 위한 곳이 아니라 사람들을 위한 곳이란 사실을 깨닫게 한다.
가족의 모습 또한 마찬가지다. 가족이기 때문에 행복하기 보다는 가족이란 틀 때문에 오히려 비참해진 듯 보이는 엄마의 모습, 그리고 가족들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 아버지의 모습은 가족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다. 그날 밤 아이는 창살 속에 갇힌 꿈을 꾼다. 우리가 가둔 건 동물원의 동물만이 아닌 듯 싶다. 초등  2-4학년

통일의 싹이 자라는 숲
전영재 글/박재철 그림/마루벌

전쟁을 잠시 멈추기로 하고 남한과 북한 사이에 세워진 길고 높은 철담 사이. 우리 역사에서 가장 비극으로 기억되는 땅이지만, 한편으론  희망의 땅이기도 하다. 50년 이상 사람들의 발길이 닫지 않는 사이 그곳엔 풀과 나무와 동물들이 살아가게 됐다. 작가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에 따라 피는 꽃들, 토박이 새와 철새들의 움직임, 계곡의 물고기들, 그리고 동물들의 모습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기 때문에 살아나는 비무장지대의 모습은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속표지에는 철조망 사이 비무장지대로 들어가는 문이 열려 있다. 언젠가 철조망이 걷히고 그곳으로 가는 문도 활짝 열리겠지만 마음 한편으론 그곳에 계속 사람 발길이 닿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우리 현대사의 한 장면과 자연, 두 가지를 한꺼번에 생각하게 해 주는 책이다. 초등 3-5학년

사계절 생태놀이
붉나무 글, 그림/천둥거인

아이들이 자연을 가장 잘 느끼고 배울 수 있는 방법은 자연 속에서 놀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 아쉽게도 요즘 대부분의 아이들은 머리로만 자연을 배울 뿐이다. 혹시 "자연이랑 놀 수 있는 데가 어디 있어요?" 하고 묻는 분이 계실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럴 때 이 책을 본다면 우리가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얼마든지 자연과 더불어 놀 수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민들레나 제비꽃 같이 흔한 꽃들로 팔찌며 반지도 만들고, 여러 가지 재료로 벌레도 만들어 보고, 나뭇잎 가면도 만들고……, 할 수 있는 놀이가 참으로 많다.
이 책을 쓴 붉나무는 아빠 강우근, 엄마 나은희, 두 아들 강나무와 강나단, 한 가족이다. 가족이 함께 체험하며 썼기 때문에 더 생생하고 아기자기하고 신선하다. 초등 전학년

애벌레의 모험
이름가르트 루흐트 글, 그림/풀빛

길 가장자리 돌멩이들 사이에서 애벌레 한 마리가 길 건너편으로 먹이를 찾아 떠난다. 지금껏 살던 곳은 나무와 풀이 가득한 편안한 곳이었지만 길 건너편으로 가기 위한 여정인 2차선 아스팔트 길은 멀고 위험하기만 하다. 애벌레는 자동차, 새, 말벌……. 생명을 위협을 무릅쓰고 모험을 떠난다.
길 건너편은 애벌레가 찾던 야생당근이 있었고, 애벌레는 야생당근을 실컷 먹고 나비로 태어난다. 애벌레가 번데기가 되고, 다시 나비로 태어나는 과정만으로도 훌륭한 생태 그림책이지만, 애벌레의 모험을 통해 우리 인생의 모험까지 되새겨 보게 한다. 세밀화로 그려진 그림은 애벌레의 삶을 더욱 생생하게 느끼게 해 준다. 초등 4-6학년

갯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이혜영 글/조광현 그림/사계절

우리나라의 갯벌은 세계 5대 갯벌 가운데 하나이다. 수많은 생명들이 갯벌에 의지해 살고 있다.  갯벌은 노염된 바다를 정화하는 일도 한다.  사람들 또한 오랜 세월 갯벌을 의지해 살아왔다. 하지만 사람들은 조용히 우리를 지켜주는 갯벌의 중요성은 깨닫지 못한채, 개발 논리를 앞세우며 무분별한 간척으로 갯벌을 없애고 있다. 간척의 문제가 대두되고 난 요즘에도 시화호, 새만금 등 안타까운 소식은 계속되고 있다.
이 책은 갯벌이 어떻게 생기는지을 비롯해 갯벌에 관한 여러 가지 지식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게 해 준다. 그리고 갯벌과 함께 사는 법을 제안한다. 초등 5-6학년, 청소년.

자연의 빈자리
- 지난 5백 년간 지구에서 사라진 동물들
팀 플래너리 글/피터 사우텐 그림/지호

이 책은 '지난 5백 년간 지구에서 사라진 동물들'을 다루고 있는 도감이다. 도감의 성격이 그렇듯 동물들의 세밀화와 그 동물에 대한 설명글로 빼곡하다. 272쪽이라는 분량도 만만치 않다. 언듯 딱딱하고 재미없는 책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막상 이 책을 손에 들면 눈을 떼기 어렵다. 처음 그림을 그릴 때 그 동물의 실물 크기 그대로 그렸다는 세밀화는 마치 살아있는 듯 섬세하고 자연스럽다. 그냥 그림만 봐도 이렇게 사랑스런 동물들이 모두 다 사라져버렸다는 사실이  믿고 싶지 않을 만큼 안타까움으로 다가온다. 각 개체에 대한 서술도 독특하다. 개체의 이름에 앞서 써 있는 숫자는 그 개체가 보고된 마지막 기록이다. 그리고 설명글은 단순히 개체의 특성만이 아니라 그들이 사라지던 시기의 상황을 함께 기록하고 있다. 도감도 보는 이에게 감동과 깨달음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책이다.
보급판으로 조금 작은 판형의 책이 나와 있기도 한데, 그림의 비중이 큰 만큼 보급판은 감동이 조금 덜하다. 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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