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에 권하는 책  ***

줄줄이 꿴 호랑이
권문희 글, 그림/사계절
 

아주 아주 게으른 아이의 호랑이 사냥법! 내용을 요약한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
하지만 옛이야기에서 게으른 아이는 남들이 보지 못한 특별함을 갖고 있고, 결국엔 그 특별함으로 성공하기 마련이다. 이 아이 또한 마찬가지다. 아주 아주 기발한 방법으로 온 산의 호랑이를 줄줄이 꿰어 잡는다.
중간 중간엔 이야기에 재미를 주면서도 진행 상황을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만화적 기법을 사용하고, 때로는 과장된 모습도 보여주면서, 점층적인 모습도 적절히 표현해 내고 있는 그림을 보는 즐거움도 크다. 과장스러움은 익살스러움과 어우러져 전혀 허황되지 않다. 흐흐흐~ 웃으며 재미나게 볼 수 있는 옛이야기 그림책.
 4-7세, 초등 1학년

아씨방 일곱 동무
이영경 글, 그림/비룡소

고전 수필 '규중칠우쟁론기'를 어린이용 그림책으로 재구성한 책이다.
바느질을 좋아하는 빨강 두건 아씨와 아씨의 손끝을 떠나지 않는 자, 가위, 바늘, 실, 골무, 인두, 다리미, 일곱 동무가 서로 자신이 제일이라며 다투는 과정, 그리고 결국엔 하나 하나가 모두 소중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알게 한다.
그러나 이 작품이 의미가 있는 건 이런 교훈성에 있지 않다. 의인화된 자부인, 가위색시, 바늘각시, 홍실각시, 골무할미, 인두낭자, 다리미소저의 생생한 캐릭터가 생기발랄한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초등 1-3학년

당글 공주
임정자 글/강을순 그림/우리교육

보통 '당글공주'라고 말하지만 이게 제목의 전부는 아니다. 앞에 보면 작은 글씨로 '무지무지 힘이 세고, 대단히 똑똑하고, 아주아주 용감한'이라는 수식어를 볼 수 있다. 그냥 '공주'라고만 해도 대단한데 힘도 세고, 똑똑하고, 용감하기까지 하다니 정말 대단한 인물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당글공주의 특별한 능력은 홍역괴물과 싸우는 모습에서 발휘된다. 어느 누구도 대신 싸워줄 수 없는 게 홍역괴물과의 싸움이다. 그리고 홍역(혹은 수두)는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 당글공주가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능력이기도 하다.
'당글공주'를 포함해 모두 네 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초등 1-2학년

시간 상자
데이비드 위즈너 그림/베틀.북

글 없이 그림으로만 이야기를 하지만, 글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그림책이다. 그것도 '지금'의 이야기뿐 아니라 지금으로부터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태고적에 있었던 일까지도 상상할 수 있는 힘을 준다.
우연히 바닷가에 떠밀려 온 사진기를 주운 아이. 호기심에 이끌려 현상한 사진 속에는 우리가 아는 것과는 또다른 세상의 모습이 보인다. 태엽을 감는 물고기, 소파에 앉아 있는 문어, 거북이 등 위에 세워진 마을 초현실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눈에 띄는 건 사진을 들고 있는 한 아이의 모습이다. 그 사진 속엔 또 사진을 들고 있는 아이가 있고, 그 속엔 또 다시 사진을 들고 있는 아이가 있다....
사진을 통해 보여지는 과거 속의 아이의 모습, 그리고 초현실적인 바닷속 풍경, 바다를 통해 계속되는 사진의 기록이 의미하는 건 무엇일까?  초등 2-4학년

잔디숲 속의 이쁜이 1, 2
이원수 글/웅진주니어

개미는 사람처럼 사회 생활을 한다. 그리고 개미 사회에서의 규칙은 사람들 세상보다 더욱 엄격하다. 일개미로 결정된 이상 이를 거스른다는 건 불가능하다.
이 책의 주인공 이쁜이는 이런 점에서 아주 특별하다. 다른 개미들은 당연하다고 여기고 아무런 불평도 없이 주어진 일만을 하지만 이쁜이는 일개미면서 개미 사회의 구속과 억압을 참지 못하고 무리를 떠난다. 무리를 떠난 일개미의 앞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하지만 그 속에서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어려움을 이겨내는 법을 배운다.
개미의 생태를 바탕으로 쓰여지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이쁜이의 삶을 통해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다.초등 3-4학년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
유은실 글/권사우 그림/창비


엄마랑 둘이 사는 비읍이가 린드그렌 책을 만나게 되면서 작품에 빠져들고, 그 속에서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닮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의 차례는 다른 책들과는 달리 책 제목이 차례를 대신한다. 당연히 린드그렌의 작품 일색이다. 그렇다고 린드그렌의 작품을 모르면 이 책을 읽는데 방해가 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비읍이처럼 린드그렌의 작품들을 찾아서 읽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한다. 그러니 이 책을 보고 나서 린드그렌의 작품을 하나씩 찾아가면서 읽어보는 즐거움 만끽해 보는 건 어떨까? 초등 4-5학년

꼬마 백만장자 팀 탈러 1, 2
제임스 크뤼스 글/정미경 옮김/논장

꼬마 백만장자 팀 탈러.
아직 어린 아이가 백만장자라니, 정말 좋겠다 싶다. 하지만 '꼬마 백만장자 팀 탈러'라는 제목 위에 '웃음을 팔아버린'이란 글씨가 작게 써 있는 걸 연결해서 본다면 생각은 좀 복잡해진다. 웃음을 포기하는 대신 백만장자로 잘 살 수 있는 길이 있다면, 누군가 그런 거래를 해 온다면 어떨까? 더구나 지금 내 상황이 너무나 처절하다면 말이다.
작가는 팀 탈러의 모습을 통해 '부'에 대한 사람들의 욕망을, 어떤 삶이 진정한 삶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묻고 있다. 더불어 웃음이 얼마나 우리에게 중요한지도!
초등 5-6학년

유진과 유진
이금이 글/푸른책들

두 유진이 있다. 작가는 굳이 같은 이름의 두 인물을 내세운다. 이는 두 인물이 같은 과거를 공유하고 있다는 암시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과거는 결코 드러내고 싶지 않은, 감추고 싶어하는 아픈 과거다. 같은 유치원을 다녔던 두 유진은 유치원 원장에서 성추행을 당했다.
두 유진은 이후 만나지 못했다. 다시 만난 건 중학교 2학년이 되고 나서다. 큰 유진과 작은 유진이란 이름으로. 중학교로 훌쩍 뛰어 넘은 시간 만큼이나 두 유진은 달라졌다. 같은 상처를 입었지만 치유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었고, 이는 서로를 다른 방식으로 성장하게 했다.
심각한 주제지만 심각하지 않은 문법과 문체로 풀어낸, 작가의 역량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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