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에 권하는 책  ***

즐거운 비
김향수 글/서세옥 그림/한솔
 

이 책은 아주 독특한 책이다. 그림책을 만들기 위해 그려진 그림이 아니라 이미 너무나 유명한 원로 화가인 서세욱의 수묵 추상화들을 모아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서 만들었다. 노래를 만들 때는 가사를 먼저 쓰고 작곡을 하기도 하고 또 때로는 먼저 곡을 만든 뒤 가사를 쓰기도 하지만 보통 그림책을 만들 땐 글을 먼저 쓰고 그림을 그린다는 점을 생각할 때 보통 그림책을 만드는 문법과는 다른 책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책이 너무 경쾌하고 재미있다. 바람 한 점 없이 더운 날만 이어져 모두 지쳐있을 때 시원하게 내리는 비처럼 즐겁다. 이는 서세옥 작품의 힘도 크지만 무엇보다 많은 서세옥의 작품을 모아 하나의 이야기로 묶어낸 김향수의 공이 크다 할 것이다.  4-7세

할머니 집에서
이영득 글/김동수 그림/보림

시골 할머니 집에 다녀온 뒤의 그림일기를 보든 듯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책이다.
책 제목에서 눈치챌 수 있듯이 시골에 사는 사람은 할머니다. 그리고 주인공 아이는 조금은 자주(!) 엄마 아빠가 시골에 내려오길 채근하는 할머니 덕에, 자주 시골 할머니 집에 간다. 하지만 시골 할머니 집에 가서 일을 해야 하는 엄마 아빠와는 달리 아이는 아무 부담없이 시고ㄹ에서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고 몰두하며 즐긴다. 예전의 시골  이야기에서는 볼 수 없는 신선함이 느껴지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흔히 '시골 이야기'하면 뭔가 가르치려 하거나 혹은 어른의 회고담처럼 쓰여지고ㄴ 했다. 하지만 이 책은 아이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서 아이를 따라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마음을 활짝 열게 되는, 매력 만점의 책이다. 초등 1학년

염라대왕을 잡아라
정하섭 글/한병호 그림/창비

여름이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소재는 귀신이다. 그리고 귀신이 등장할 때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은 저승사자와 염라대왕이다.
이 책에는 귀신 이야기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저승사자와 염라대왕이 등장한다. 염라대왕을 잡으러 갔던 강임이가 어떻게 해서 저승사자가 되었는지도 알 수 있다.
또 이 책에는 사람이 죽으면 가게 된다는 저승 세계 외에도 하늘 나라에 살다 죄를 지어 쫓겨나 이 세상에서 살다갔다는 궁상이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하늘나라 사람이라지만  이 세상에서 사는 모습은 궁상맞기도 하다. 어쩐지 우리가 사는 이승이나 저승, 그리고 하늘나라가 서로 통한다는 느낌이 든다. 초등 1-2학년

깨비깨비 참도깨비
김종대 글/산하

'도깨비'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여전히 머리에 뿔 달리고, 얼룩덜룩 무늬가 있는 옷을 입고, 가시 달린 도깨비 방망이를 들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 모습은 우리 도깨비의 모습이 아니라 일본 '오니'의 모습일 뿐이다.
모습만 다르게 알고 있는 게 아니다. 우리 도깨비는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어하고, 장난도 많고, 조금은 어리숙하기도 하다. 그래서 때로는 도깨비를 놀려먹는 사람도 있었고, 잘 까먹는 도깨비를 이용해 부자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우리 도깨비의 이미지 속에는 일본 오니가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고, 도깨비 이미지도 조금씩 오니처럼 변해가기도 했다.
이 책은 우리 도깨비의 참 모습을 보여주는 책이다. 우리 도깨비 모습을 제대로 알고, 도깨비를 좀더 친해질 수 있으면 좋겠다. 초등 3-4학년

엄마의 런닝구
한국글쓰기연구회 엮음/보리

학교밖 글쓰기를 하고 있는 '한국글쓰기연구회' 회원들이 가르친 아이들의 시를 모아놓은 책이다.
소박하지만 자신이 보고 느낀 것들을 솔직하고 진지하게 풀어놓는 아이들의 시를 보면 가슴이 싸해지곤 한다. 시란 짧게 써도 된다는 점에서 만만하면서도, 뭔가 대단한 기법이라도 있어야 한다고 여기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이 책에 담긴 시 몇 편을 소리내어 읽으며 음미해 보는 건 어떨까? 시를 어떻게 써야 한다고 백번 이야기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
아이들에게, 그리고 아이들 시를 보는 어른들 모두가 꼭 한번 보면 좋을 책이다.
초등 4-5학년

영모가 사라졌다
공지희 글/오상 그림/비룡소

어느 날 갑자기 친구 영모가 사라진다. 영모가 사라진 건 아버지 때문이다. 아버지는 항상 최고가 될 것만을 고집하고, 영모가 좋아하는 조각은 못 하게 하며, 욕설과 폭력을 일삼곤 했다. 영모는 아버지로부터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살기를 원했다. 그래서 영모가 가게 된 곳은 '라온제나'라는 환상의 공간이다. 그곳은 평화와 즐거움이 가득한 곳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미 받은 상처가 아무는 건 아니다.
영모를 찾아나서는 건 친구 병구다. 병구 역시 아버지와 갈등이 있다. 병구는 라온제나에서 영모의 모습을 보며 영모와 더불어 함께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고 돌아온다. 우리 현실을 되돌아보게 하는 의미있는 작품이다. 초등 5-6학년

노래하는 여전사 윤희순
김진 글/김호민 그림/푸른숲

해마다 삼일절이나 광복절이면 새삼 다시 조명을 받는 분들이 있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평생을 바친 독립운동가들이다. 윤희순. 하지만 아쉽게도 '윤희순'이란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윤희순의 독립운동은 1895년 '명성황후 시해 사건'에서 시작한다. 의병을 모집하는 시아버지를 따라나서려 하나 뜻을 이루지 못하지만 숯을 구워팔아 군자금을 대고 <안사람 의병가>를 지어부르며 사람들을 모아냈다. 노래는 윤희순의 독립운동에서 가장 큰 힘이었다. 사람들은 힘들 때마다 함께 노래를 부르며 힘을 냈고, 사람들을 결집시켜냈다.
광복절을 맞아 독립운동에 대해, 여성의 활동에 대해, 그리고 노래의 힘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초등 5-6학년

26년 1-3
강풀 글, 그림/문학세계사

우리 현대사에서 1980년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1980년'은 그저 지나간 한 해인 1980년이 아니라 1980년 5월 광주에서 일어났던 일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 책은 1980년 5월 광주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만화책이다.
제목이 '26년'인 것은 1980년 광주가 지금까지 현재진행형이라는 뜻일 거다. 작가 가 이 만화를 발표한 게 그날로부터 26년후였기 때문에 '26년'이라 이름붙여진 것일뿐이다. 만약 올해 발표되었다면 제목은 '27년'이 되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당시 일에 대해 잘못을 반성하고 용서를 비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작가는 1980년 광주에서 일어난 일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신 광주 때문에 상처받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 모습을 통해 왜 우리가 광주를 기억해야 하는지, 광주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를 생각하게 한다. 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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