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에 권하는 책  ***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
조대인 글/최숙희 그림/보림
 

혀를 날름거리며 손으로 할머니를 잡아채려는 호랑이 모습을 보세요. 호랑이 앞에 할머니는 너무 작을뿐입니다. 당장이라도 호랑이가 할머니를 한입에 잡아먹을 듯 싶습니다. 할머니는 꾀를 냅니다. 팥을 거둬 맛있는 팥죽을 쑤어줄 테니 그때 가서 잡아먹으라며 시간을 버는 거지요.  
하지만 시간은 금방 지나고 할머니가 호랑이한테 잡아먹힐 그 날은 오고 맙니다. 어쩔 도리 없는 할머니는 가마솥 가득 팥죽을 쑤며 울고 있을뿐이지요. 그때 알밤이랑 자라, 개똥, 송곳, 절구, 멍석, 지게가 차례로 나타나 팥죽 한 그릇씩을 얻어먹고는 할머니가 호랑이한테 잡아먹히지 않겠다고 하지요. 자신들의 특성을 살려 힘을 모아 호랑이를 물리치는 장면은 보면 볼수록 속시원하고 통쾌하답니다.
4-7세, 초등 1학년

구두장이 꼬마 요정
그림 형제 글/카트린 브란트 그림/보림

잘못한 것도 없는데 자꾸만 가난해지던 구두장이에게 행운이 찾아옵니다. 마지막 남은 가죽을 마름질해 놓고 아침에 눈을 뜨자 멋진 구두가 이미 만들어져있었으니까요. 이때부터 구두장이는 점점 부자가 된답니다. 1켤레 구두를 만들 가죽밖에 없었는데 그 구두를 팔아서 2켤레 구두를 만들 가죽을 사고, 다음엔 4켤레 만들 가죽을 사고.... 마침내 부자가 됐을 땐 펼침면 가득 멋진 구두가 가득차 있지요. 같은 이야기의 그림책이 많지만, 이 책이 돋보이는 이유입니다. 구두장이가 부자가 되는 모습을 그림으로 이보다 더 잘 보여주진 못할 듯 싶습니다.
구두장이 부부가 자신들을 부자로 만들어준 꼬마요정들을 위해 옷과 구두를 만들어주는 모습 또한 가슴 뿌듯하게 다가옵니다. 초등 1-2학년

바람이 휙, 바람이 쏴
에벌린 하슬러 글/케티 벤트 그림/비룡소

혹부리영감 이야기를 떠오르기 하는 스위스의 옛날이야기입니다. 얼굴에 달린 혹이 아니라 곱추라는 점, 또 두 사람이 쌍둥이라는 점이 다를 뿐이지요. 하지만 이렇게 이야기는 비슷해도 느낌은 참 많이 다릅니다. 이야기의 배경이나 문화의 차이, 그리고 그림의 느낌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형은 겨울이 오기 전에 알프스 산 너머 오두막집 기왓장을 고치러 떠납니다. 그리고 다시 돌아왔을 때 등에 있던 혹은 사라졌습니다. 동생도 괜히 오두막으로 길을 떠납니다. 하지만 돌아왔을 때 동생의 혹은 더욱더 커졌습니다. 그 이유는 두 사람의 여행길을 따라가 보면 저절로 알게 됩니다. 그 길에서 세밀하게 표현된 그림 구석구석도 함께 살펴보세요. 매혹적인 그림의 세계에 빠져드실 거에요.
초등 2-3학년

콩중이 팥중이
이주혜 글/홍선주 그림/시공주니어

콩쥐 팥쥐 이야기가 착한 콩쥐가 사또랑 결혼해서 잘 살게 되는 것으로 끝나는 걸로 알고 계신 분들이라면 이 책을 꼭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대개 전래동화로 나온 콩쥐 팥쥐에서 콩쥐의 모습에서는 인간미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바보 같이 착하고, 그래서 사또랑 결혼하지 못했다면 큰일났을 듯하게 그려지곤 하지요. 하지만 구전되어 내려오던 콩쥐의 모습은 그렇지 않았답니다. 이 책에서는 일을 할 때도 아주 지혜롭고 착한 콩쥐가 나옵니다. 콩쥐가 눈물을 보이는 건 혼자 힘으로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하지 못할 절망적인 상황뿐이지요. 그리고 그저 사또 덕에 잘 살게 되는 게 아니라 사또의 부족한 점을 일깨워주는 뒷이야기도 있답니다.
초등 2-3학년

울지 마, 울산바위야
조호상 글/이은천 그림/한겨레아이들

옛부터 전해내려오던 이야기 가운데 특별히 '전설'이라 부르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전설은 이야기에 얽힌 증거물이 있지요. 바위나 굴, 연못이 어떻게 그곳에 생겨났는지, 어떤 일이 벌어졌었는지 증거물이 있어서 더 신비하고 친근감이 들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는 칠산바다, 울산바위, 운림연못, 마십굴에 얽힌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아마 이야기를 읽고나면 그곳에 가서 보고 싶은 마음이 들 거에요. 가서 보면 이야기도 더욱 실감 나겠지요? 아쉬운 건 운림연못과 마십굴은 북한에 있다는 점이지요. 빨리 통일이 되면 좋겠습니다. 초등 3-4학년

마법의 옛이야기
벌리 도허티 글/아이즐

신데렐라, 잠자는 숲속의 공주, 미녀와 야수, 룸펠슈틸츠킨, 라푼첼, 백설공주, 알라딘과 마법 램프, 빨간 모자, 불새, 핸젤과 그레텔, 개구리 왕자, 백조왕자.
이 책에 실린 옛이야기다. 이미 누구나 다 알고 있다고 여길만한, 아주 유명한 이야기들이지만 아주 색다른 기분으로 읽을 수 있다. 특히 신데렐아의 경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유리구두가 등장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림형제 판본을 텍스트로 삼고 있다. 카네기 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작가 벌리 도허티의 글이 빛난다.
그림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그림책은 아니지만 그림책에 버금가는 매혹적인 그림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제인 레이 특유의, 획일적인 백인의 모습에서 벗어난 주인공들의 모습 또한 매력이 넘친다. 초등 5-6학년

이브의 딸들
릴리언 해머 로스 글/키라 타이스 그림/국민서관

남성 위주로 쓰여진 성경(구약)과 탈무드를 여성의 관점에서 새롭게 볼 수 있게 해 주는 책이다. 미리암, 슬롭핫의 다섯 딸들, 룻, 아비가일, 훌다, 유딧, 에스델. 작가는 남성중심으로 쓰여진 성경에서 자신의 모습을 또렷하게 보이지 못했던 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슬기롭고도 당찬 인물로 그려내고 있다. 구경꾼이나 단순한 조연에 그쳤던 이들에게 초점을 맞추자 이들의 슬기롭고, 따뜻하고, 당당하고, 용감한 모습이 고스란히 눈에 들어온다. 훗날 모세가 있기까지 결정적인 역할을 한 모세의 누이 미리암, 당시 여성에게 불리한 상황에서 당당하게 권리를 주장하고 관습에 도전했던 슬롭핫의 딸들과 아비가일 등의 모습이 매력적이다. 
초등
5-6학년

들풀들이 들려주는 위대한 백성 이야기 1-3
홍순명 글/부키

심청전, 흥부전, 홍길동전, 춘향전…….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이야기가 전혀 새로운 이야기로 재탄생했다. 물론 원래 이야기 주인공들이 그대로 등장한다. 심청전에서 심학규가 앞을 못 보게 되고, 심청은 인당수에 빠지게 되는 것처럼 비슷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전혀 다르다.
작가는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담아 재해석하고, 여기에 구체적인 이야기 배경과 사건으로 재창작했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옛날이야기 책은 아니다. 옛날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안데르센의 이야기들이 안데르센의 창작으로 평가받듯이, 이 책 역시 마찬가지다.
논술 때문에 고전읽기가 더 활발해진 이때, 이처럼 새롭게 이야기를 읽고 해석한 이 책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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