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에 권하는 책  ***

          이번에는 책 읽기의 즐거움을 보여주는 책 가운데서 골라봤습니다.
          책을 고르다 보니 지난 달에 소개해 드린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도 이 주제에 딱 맞는 듯 싶네요.

책 읽기 좋아하는 할머니
존 윈치 글, 그림/주니어파랑새
 

동물들에게 둘러싸여 책을 보는 할머니 모습이 보입니다. 시골 작은 집에 사는 책읽기를 좋아하는 할머니지요. 책읽기 좋아하는 할머니라니, 어쩐지 한가한 생활을 즐길 듯도 합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할머니가 힘든 일을 부지런히 해나가면서도 책을 읽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복잡한 도시를 떠나 시골로 왔지만 집 안팎으로, 계절마다 일이 정말 많습니다. 진정한 책읽기란 삶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합니다.
머리털 하나 하나의 느낌까지도 섬세하게 그린 그림을 보는 재미도 좋습니다. 또 할머니 삶 속에 드러난 시골의 풍경도 아주 사실적이고요. 여기 나오는 동물들도 재미있습니다. 캥거루, 타조, 코알라, 오리너구리... 이 책의 작가가 호주 사람이기 때문이겠지요?  4-7세, 초등 1학년

책 먹는 여우
프란치스카 비어만 지음/주니어김영사

책을 너무나 좋아하다 못해 책을 다 보고 나면 소금, 후추를 톡톡 뿌려 먹어치우는 여우 이야기. 여우 아저씨에게 책이란 지식도 얻고 허기도 채울 수 있는 것이죠. 문제는 책을 끼니마다 먹어치우다 보니 책값을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결국 여우 아저씨는 도서관 책까지 먹어치우다 경찰에게 체포되고 말지요.
책을 먹어치우다니, 다소 황당한 듯 싶기도 하지만 책을 그냥 머리로만 읽어내는 게 아니라 자기 식으로 맞게 요리해서 먹는다는 건 책을 제대로 자기 것으로 만들어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겠죠? 여우 아저씨가 멋진 소설을 써낸 것도 결국 그동안 먹어치운 온갖 책들 덕분일 거에요.
초등 1-2학년

도서관
사라 스튜어트 글/데이비드 스몰 그림시공주니어

운명적(!)으로 책을 좋아하던 아이 엘리자베스 브라운에 관한 이야기다.
마르고, 눈 나쁘고, 수줍음 많은 아이였던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늘 책만 읽는다. 다른 일이라곤 전혀 하지 않고 책만 읽는 모습이 걱정스러울 정도로 말이댜. 집안 구석구석에 책이 잔뜩 쌓이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만약 여기까지만이라면 이 책의 묘미는 결코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집안의 작은 책들은 부지런히 드나드는 어린 친구들의 집짓기 장난감이 되었고, 결국엔 단 한 권의 책도 더 사들일 수 없을 만큼 책이 쌓이자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이 모든 걸 마을에 헌납한다. 그리고 이 책들은 엘리자베스 도서관으로 다시 태어난다. 개인의 취미였던 책읽기가 공공의 것으로 변화되는 묘미가 즐겁다. 메리 엘리자베스 브라운(1920-1991)의 실제 이야기. 초등 1-2학년

샤를마뉴 대왕의 위대한 보물
나디아 웨트리 글/드보라 클라인 그림/문학과지성사

지금으로부터 천 년도 더 전인, 엄밀히 말하자면 서기 768년부터 814년까지 프랑크 왕국을 다스렸고, 유럽에서 아시아에 걸친 신성로마제국을 건설한 샤를마뉴 대왕. 하지만 샤를마뉴 대왕은 조금도 행복하지 않다. 외롭고 따분한 왕을 구해준 건 바로 '책'이다. 읽을 줄도 모르던 왕에게 글자를 알려주고 책의 재미를 느끼게 해 준 사람은 '알킨'이란 도서관 사서. 책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보물이란 사실을 깨달은 왕은 모든 책을 베껴서 복사본 책을 만들어 도서관을 만들었고, 샤를마뉴 시대는 암흑시대를 밝히게 되었다. 세계사 속의 유명한 인물인 샤를마뉴 대왕의 실제 이야기. 알킨도 물론 실제 인물. 이야기도 재밌고 세계사도 접할 수 있다. 초등 2-4학년

작은 책방
엘리너 파전 글/에드워드 아디존 그림/길벗어린이

.책을 너무 좋아해서, 책에 폭 파묻혀서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작은 책방'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릴 듯 하다. 사방에 가득 차 있는 책들은 정리해 놓은 흔적 조차 없고, 아무도 들어온 적 없는 흔적인 냥 쌓여있는 먼지. 혹시 이런 모습을 보고 지저분하고 비위생적이라 말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책을 보고 싶어하는 아이에게 그곳은 더없이 매력적인 곳이다. 마치 탐험을 하듯 그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책에, 새로운 세계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작은 책방'에서 어린 시절을 만끽한 작가 작가 엘리너 파전의 작품 20편이 담겨 있다. '작은 책방'의 추억이 담긴 작가의 서문을 읽는 재미 또한 기가 막히다. 초등 3-4학년

행복한 청소부
모니카 페트 글/안토니 보라틴스키 그림/풀빛

마치 '인생의 격언'같은 느낌이 드는 책이다.
자기가 맡은 도로 표지판 청소부 일을 그 누구보다 성실하게 했던 아저씨. 하지만 자신이 맡고 있는 구역에 있는 음악가와 작가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바로  음악가의 음악을 듣고, 작가의 책을 읽어나간다. 이렇게  음악과 문학을 알아가며 아저씨는 점점 행복해진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듯이 표지판 청소하는 사람 따로 있고, 시와 음악을 아는 사람 따로 있다는 고정 관념도 말끔하게 깨준다. 아저씨의 실력을 알게 되자 네 곳의 대학에서 강연을 해달라는 부탁이 온다. 하지만 아저씨는 이를 거절한다. 강연은 오로지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서라면서 말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가슴에 와닿는 구절이 늘어나는 책이다. 초등 4-6학년

끝없는 이야기
미하엘 엔데 글/비룡소

뚱뚱하고 못생기고 약골이어서 아이들한테나 언제나 놀림감이 되는 아이 바스티안. 바스티안이 가장 잘 하는 일은 꿈꾸고 환상으로 이야기를 만드는 일이다. 어느 날 바스티안은 운명처럼 한 권의 책을 훔쳐 읽기 시작한다. 그 책의 제목은 바로 <끝없는 이야기>.
바스티안의 책을 보며 자신이 책 속으로 들어가 온갖 모험을 한다. 책 속에서만큼은  자신의 소원대로 무엇이든 이룰 수 있자, 바스티안은 점점 책에만 빠져든다. 하지만 이는 자아를 잃어버리게 되고 현실로 돌아가는 길을 잃어버리게 된다. 환상 세계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은 오로지 자기 자신의 참 모습을 발견하는 것이다.
700쪽 가량의 긴 분량이지만 끝없이 계속 읽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책이다.
초등
5-6학년, 중학생

책만 보는 바보
안소영 글/보림

'책만 보는 바보'라 불렸던 조선 시대 선비 부렸던 이덕무 이야기다. 서자 출신이란 이유로 차별 대우를 받고, 관직에 나가지 못했던 그였다. 하지만 그는 끊임없이 책을 읽고 사람들과 교류하며 그들이 나설 세상을 기다린다. 그 모습이 고지식하다고 느껴지기도 하지만, 학문을 향한 진실성과 성실함은 절실히 다가온다.
이덕무가 교류를 하며 지낸 여러 인물들의 개인적인 면을 만나볼 수 있는 것도 재미있다. 박지원, 홍대용, 박제가, 유득공, 백동수, 이서구. 이들이 나누는 아름다운 우정 속에서 우리가 흔히 실학파로 알고 있는 인물들의 삶과 고뇌가 함께 다가온다. 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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