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

존 버닝햄 글, 그림/박상희 옮김/비룡소/7500원

기차놀이를 하던 아이가 강아지 잠옷을 입고 잠이 듭니다.
꿈에 아이와 강아지는 기차를 타고 떠납니다.
칙칙폭폭 칙칙폭폭……
둘은 유령놀이를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코끼리가 기차에 올라타지요. 둘만의 오붓한 놀이가 깨지고 맙니다. 화가난 아이와 강아지는 코끼리에게 외칩니다.
"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

코끼리는 말합니다.
"제발, 나도 기차에 태워줘. 사람들이 내 상아를 잘라가려고 해. 자꾸 이러다간 우리 코끼리들은 살아 남지 못할 거야."
아이와 강아지는 불쌍한 코끼리를 태워주고 말지요. 이제 셋은 친구가 됩니다.
그런데 이게 어쩐 일이죠?
새로운 동물들이 하나씩 계속 기차에 올라탑니다.
물개, 두루미, 호랑이, 그리고 곰까지.
이들이 나타날 때마다 먼저 기차에 타고서 놀던 아이와 동물들은 "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건 말뿐이고 기차에는 새로운 동물들이 하나씩 늘어만 갑니다. 새로 등장하는 동물들마다 목숨을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죠. 그러고 보면 기차 안은 이들 동물들의 보호소인가 봅니다. 그리고 기차의 주인인 아이는 동물들을 보호해야 할 보호자이고요.

   

이야기는 3박자 리듬으로 전개되는데, 존 버닝햄 특유의 구성방법이 여기서도 그대로 보여집니다. 왼쪽 면은 직접적인 사건 진행이 간결한 그림으로 그려있고, 오른쪽 면은 시간의 경과나 아이들이 하는 놀이등이 강렬한 색으로 그려있습니다.
아이는 눈이 계속 내리자 기차에 탔던 동물들을 다 내려주고 돌아갑니다. 아침 일찍 학교에 가야 하니까요.
이제 아침입니다.
어머니가 아이를 깨웁니다. 그러면서 뭐라 하시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 집에는 웬 동물이 이리 많은 거니? 현관에는 코끼리가, 목욕탕에는 물개가, 세탁실에는 두루미가, 계단에는 호랑이가, 그리고 냉장고 옆에는 북극곰이 있더구나.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니?"
과연 아이는 꿈을 꿨던 걸까요? 아니면 실제?
그런건 아이들이 마음대로 생각하게 그냥 내버려 둬요.

그건 그렇고,
이 책은 존 버닝햄이 브라질의 환경 운동가 체코 멘데스를 기리기 위해서 만든 그림책이랍니다. 체코 멘데스는 아마존의 열대 우림을 지키려 애썼던 사람이지요.
이제 왜 이 책에 동물들이 하나씩 나타났는지 더 잘 이해가 됩니다. 상아를 뺏기게 된 코끼리, 물이 더러워지고 먹이가 줄어들어서 살 수 없게 된 물개, 자신의 삶의 터전인 늪을 잃어버린 두루미, 사람들의 마구잡이식 삼림 훼손으로 숲을 잃어버린 호랑이, 사람들의 털옷 신세가 되어버린 북극곰. 모두 모두 사람들이 자기 편의만을 생각하고 훼손하는 환경문제를 고발하고 있는 겁니다.
결국 아이는 신나게 놀고만 싶지만 그럴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동물들과의 소중한 만남이 계속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었을 거예요.
(글 : 오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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