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막나라에서 온 삽사리

정승각 글·그림/초방책방/8000원

몇 년 전 동물원(어린이대공원으로 기억한다)에서 눈까지 털이 푹 덮이고 장난기가 있는 것 같으면서도, 슬퍼보이는 건지, 위엄이 있는 건지 잘 모르겠는 '개'를 본 적이 있다. 삽사리라고 했다. 우리나라 개라고 했다. 진돗개 보다 역사가 더 깊은 개라 했다.
그때 생각했다.
우리는 왜 우리 것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것이 이처럼 많은 건지. 그때의 그 삽사리가 정승각 님의 생동감 있고 정감있는 그림으로 현무와 주작, 청룡, 백호와 함께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
삽사리와 현무, 주작, 청룡, 백호는 부조로 만들어 오시로 덮은 다음 오방색(흑, 적, 백, 청, 황)과 금니(금박가루를 아교풀로 갠 것)로 그렸다 한다.
정성들여 세심하게 그린 그림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에게까지도 인상깊게 남는다. 주저하지 않고 뜨거운 해와 차가운 달을 무는 용맹성,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불개의 성실한 모습이 한 장 한 장 그림 속에 살아나고 있다.
이처럼 사랑스러운 개를 한 마리 키우지 못한다면 대신에 '까막나라에서 온 삽사리'라도 옆에 두고 눈에도 넣어보고, 가슴에도 묻어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그림책이다.
(글 : 이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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