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를 빨아버린 우리 엄마

사토 와키코 글, 그림/이영준 옮김/한림출판사/8000원

빨래하는 것을 너무나 좋아하는 엄마가 아이들을 사로잡는다.
아니, 엄마는 그냥 빨래하는 것만 좋아하는 게 아니다. 기운도 세고 씩씩하다. 한마디로 믿음직하다. 세탁기도 아니고 손빨래로 온갖 빨래를 순식간에 다 해치운다.
그냥 빨래만 하는 게 아니다. 결국 아이들, 고양이, 개, 소시지, 닭, 슬리퍼, 구두, 우산까지 모두모두 빨래통에 들어가 빨래가 되어 빨랫줄에 널리고 만다.
이야기가 여기서 끝났다면 좀 맥이 풀릴지도 모른다. 앞부분의 빠른 전개가 갑자기 맥이 풀리는 꼴이니까 말이다.
진짜 아이들을 사로잡는 부분은 이 다음이다.
천둥번개 도깨비가 이 빨래가 있는 곳으로 온다. 그런데 전속력으로 빨래로 오다보니 도깨비는 빨랫줄에 걸리고, 빨래하기를 좋아하는 엄마가 이 도깨비를 그냥 내버려 둘 리가 없다.
쓱쓱 싹싹 빨고 보니 도깨비의 눈, 코, 입이 없어졌다. 그럼 도깨비는 어떡하느냐구? 바짝 마른 뒤에 아이들이 크레용으로 그려준다. 아주 예쁘게 말이다.
생전 처음 예쁜 모습의 자기 얼굴을 본 도깨비는 만족! 대만족!
다음 날, 이제 행복이 시작된다.
온 세상의 도깨비란 도깨비들이 모두 엄마한테 왔으니……
엄마는 너무나 많은 빨랫감에 행복하고, 도깨비들은 이제 예뻐질 자기의 모습을 꿈꾸며 행복하다.
아이들은 이 책을 보고 깔깔대며 웃고 읽고 또 읽는다. 이 책은 아이들을 사로잡는 힘이 있다. 그 힘은 과연 뭘까?
씩씩한 엄마의 모습, 빨랫줄이 빽빽이 널려 있는 온갖 빨래들(아이들까지도 널려 있다), 도깨비의 등장, 심술궃게 생긴 도깨비가 예쁜 도깨비가 되는 과정, 마지막에 수없이 몰려드는 도깨비들. 그 과정이 너무나 다이나믹 하다. 엄마의 씩씩함은 이야기를 더욱 힘차게 끌고 나간다.
이쯤 되면 아이들은 누구라도 책 속에 그냥 빠져들지 않을까?
(글 : 오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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