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마을 아이들

임길택 글/창비/206쪽/7000원

<우리 동네 아이들>로 나왔던 것을 제목을 바꾸고 표지를 바꾸어 다시 나왔다.
<우리 동네 아이들>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이 글을 쓰신 임길택 선생님이시다.
임길택 선생님은 97년 1월에 뵌 적이 있다.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 해마다 겨울 방학에 가는 '겨울 독서여행'에서이다.

그때 선생님에게 받은 인상 탓일게다. 선생님은 참으로 인간을 사랑하고,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하시는 분이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 땅에 계시지 않는 분이시다.
선생님을 떠올리면 '작가는' '지은이는' 하는 말을 못하겠다. '선생님'이라고밖에 달리 부를 말이 없다.
그렇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선생님에 대한 깊은 인상은 그때의 단 한번의 만남에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닐 게다. <우리 동네 아이들>을 읽고 받은 느낌, 선생님을 직접 뵈니 같은 느낌을 받아서일 거다.
<우리 동네 아이들>은 선생님이 강원도 탄광 지역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계실 때 쓰신 글들이다. 모두 12편의 동화가 실렸는데 여기에 나오는 인물들은 그때 선생님이 자세히 보아두시고, 깊이 대화하시어 끌어낸 인물들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동화는 픽션이지만 <우리동네 아이들>은 그냥 글쓰기한 글을 읽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70년대 중·후반이 배경인 이 작품들은 무리없이 읽힌다.
우리나라의 창작동화의 경우, 과거를 배경으로 하였을 때, 그 시대를 경험하지 못한 아이들이니 정서가 달라 작품을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문제가 지적되는 창작동화는 구성에서든지, 인물의 성격에서든지 어딘가 독자가 납득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있어서이지 정서가 달라서는 아니다. 이 책에 나오는 작품들은 모두 주옥같지만 특히 나는 <명자와 버스비>를 좋아한다.
<명자와 버스비>에서 보여지는 선생님의 솔직성, 점점 확대되어 가는 교사로서의 태도가 좋다. 담임 선생님으로 인해 변화해 가는 명자 -동생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등의 모습 -의 모습이 좋다.
자기가 안내하는 버스를 탄 선생님을 알아보고 버스비를 받지 않는 버스 안내양 명자. 명자가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선생님을 진정한 '자기의 선생님'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였기에 가능할 거다.
어머니는 안 계시고, 아버지는 몸저 누워만 계시고 동생들은 주루룩이었던 명자! 비누도 없어 옷을 비누로 빨아입을 수 없었던 명자!
그 극한 상황 속의 명자가 꿋꿋하고 당당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선생님의 힘일 것이다. 그 힘은 명자에게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도 모두 전달될 것이다.
(글 : 김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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