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툭

미샤 다미안 지음/요쳅 빌콘 그림/신형건 옮김/보물창고/8500원

아이들은 개를 좋아한다. 어려서부터 함께 뒹굴며 뛰놀던 개라면 더욱 그렇다. 게다가 에스키모처럼 개와 떨어져 살 수 없는 이들에게 개는 더욱 각별하다. 에스키모 소년 '아툭'과 개 '타룩'처럼 말이다.
하지만 '아툭'의 친구였던 '타룩'은 사냥을 나갔다가 늑대에게 물려 죽고 만다. 어린 '아툭'에게는 '타룩'을 죽인 늑대에 대한 증오심이 가득차고 그 늑대를 죽이기 위한 훈련의 과정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마침내 '아툭'은 '타룩'을 죽인 늑대를 죽였다. 그러나 '아툭'은 조금도 기쁘지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전보다 더 슬펴졌다. 늑대를 죽인다고 '타룩'이 돌아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툭'은 언젠가 만났던 푸른 여우의 모습이 떠오르곤 했다. 하늘의 별을 친구로 삼고 행복해 하던 푸른 여우 말이다.
하지만 '아툭'은 친구가 없다. '아툭'이 늑대에 대한 증오를 키워가는 동안 툰드라의 모든 짐승들에게 '아툭'은 이미 공포의 대상이 된 것이다.
그런 '아툭'의 마음을 풀어주고 사랑을 알려주는 건 한 송이 꽃이다. 꽃은 말한다.

"동무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어. 세상 온통 눈으로 덮여 내가 아주 오래 동안 땅속에서 지내지 않으면 안 될 때, 그때 나를 기다려 줄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어."

아툭은 대답한다.

"내가 너를 기다려 줄게, 작은 꽃아. 겨울 내내 너를 기다려 줄게. 햇님이 눈을 다 몰아낼 때까지. 그리고 다시 네 모습이 나타나면 내가 너를 지켜주고 돌봐줄게. 거친 짐승들이 오면 행여 너를 밟지 못하도록 내가 나서서 너를 지켜 줄게. 그래, 자그마한 나의 꽃아, 내가 너를 기다려 줄게."

이제 '아툭'은 작은 꽃 한 송이를 통해 '타룩'의 죽음과 이 때문에 생긴 증오심, 주위 모든 것과의 거리감을 극복하고 사랑과 우정, 그리고 이 세상과 새롭게 만난 것이다.

착 가라앉은 색감과 조금 낯선듯한 그림이 아이들이 쉽게 책에 손이 가지 않게할 듯 하지만 오히려 아이들은 이 책에 쉽게 빠져든다.
청색과 회색의 그림이 추운 툰드라 지역의 느낌과 '아툭'의 증오심을 잘 표현해 주고 있으며, 내용을 든든하게 뒷받침해 주고 있다.
그림책 형식으로 되어 있어, 3-4학년에게 보여주는 걸 꺼려하는 분이 계시다면, 책의 형식보다는 글의 양과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을 생각해 주시길 바란다.
(글 :오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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