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와 권총왕

이원수 글/권사우, 설은영, 이준섭 그림/웅진주니어/135쪽/7000원  

안데르센은 동화의 아버지라 불린다.
그렇다면 우리 나라에서 동화의 아버지라 불릴 만한 사람은 누굴까?
'이원수 선생님' 정도면 그 명예를 받아도 충분하지 않을까?
우리 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노래 <고향의 봄>은 물론 평생을 어린이와 함께 하며 수백편의 동요, 동시, 그리고 동화를 발표하신 분이니 말이다. 게다가 돌아가신지 어언 20년이 지났지만 - 1911년 태어나서 1981년에 돌아가셨다 -  아직까지 많은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 않은가!

이 책은 이원수 선생님의 많은 동화 가운데 짤막한 동화 10편이 실려있다.
하나같이 아이들과 동물들을  향한 선생님의 사랑이 담겨 있다.
그래서, 동물들이 직접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동물들의 심리가 아주 잘 나타나 있어 어느새 가슴이 뭉클해진다. <떠나는 송아지>에서는 송아지를 떠나보내는 어미소의 간절한 마음이, <바둑이의 사랑>에서는 나비(고양이)를 질투하고, 또 그러다 나비가 죽게되자 그게 마치 자신의 책임인 것 같아 가슴 아파하며 나비의 새끼를 보듬어주는 바둑이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때로는 아이들에게 동물에 대한 사랑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

<토끼와 경칠이>와 <수탉>이 그렇다. 특히 <수탉은> 작은 닭을 괴롭히는 수탉의 모습에 분노하는 아이의 마음이 뭉클하게 다가온다.

또, 마음 아픈 아이들의 심정을
절실하게 그려내기도 한다.
<등나무 그늘>, <용이의 크리
스마스>가 그렇다.
<등나무 그늘>은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해 - 이른바 왕따를 당해서 - 혼자 등나무 그늘을 찾곤 하는 은준이가 나오고, <용이의 크리스마스>에는 산타 할아버지한테 선물을 한번도 받아보지 못한 용이가 나온다. 은준이에게 등나무 그늘은 괴로움의 공간이고, 용이에게 크리스마스는 괴로운 시간이다. 다행히 은준이는 아이들과 화해를 하게 된다. 하지만 용이는? 이원수 선생님은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혹시 용이와 같은 신세에 있는 아이들의 아픔을 다 해결해 줄 수 없기 때문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밖에도 이 책에는 <도깨비와 권총왕>, <봄나들이>, <파란 참새>, <어린이날 선물>이란 동화가 더 있다.

그 가운데 <도깨비와 권총왕>은 재미도 있지만 이원수 선생님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 좋다.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 아이들과 도깨비가 주고 받는 내용이다.

"아저씨, 도깨비 아저씨가 재미있어요. 그런데 아저씨는 어디서 살고 있나요?"
"아까도 내가 얘기했지 않니? 너희들의 동화책 속에 산다고…….너희들이 동화를 좋아할 동안은 나도 너희들의 친구가 되어 같이 살 수 있단다."

바로 이 도깨비의 말이 이원수 선생님의 심정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삽화는 이 책을 읽는 재미를 한층 높혀준다. 권사우, 설은영, 이준섭, 세 사람의 그림은 각각  그 맛이 다르면서도 이야기를 잘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글 : 오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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