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야 나무야 겨울 나무야

이원수 동시/김중철 엮음/이수지, 이은천, 이상권 그림/웅진주니어 /120쪽/7000원

이원수 선생님은 공식적으로는 소파 방정환 선생님이 만든 어린이 잡지 <어린이>에 현재 국민적 노래로 알려진 '고향의 봄'을 발표하면서 데뷔를 한다. 그때가 1926년으로 이원수 선생님이 1911년에 태어나셨으니 우리나라 나이로 16세 때부터이다. 이때부터 작가는 1981년 돌아가실 때까지 줄곧 어린이를 위한 동시를 쓰셨다.이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선생님은 300여편의 시를 쓰셨다. 그 시 가운데 우리 저학년 아이들이 읽을 수 있는 시를 모은 책이 바로 <나무야 나무야 겨울 나무야>이다.

20년대부터 돌아가시던 해까지 쓰셨던 시들을 모아놓았지만 지금 읽어도 이해가 안 가는 시는 없다. 시대를 뛰어넘는 시, 그런 시가 고전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으리. 그렇다고 시대를 무시하지도 않는다.

해가 지면 성둑에 / 부르는 소리. / 놀러 나간 아이들 /
부르는 소리. 해가 지면 들판에 / 부르는 소리. /
들에 나간 송아지 / 부르는 소리. 박꽃 핀 돌담 밑에 /
아기를 업고 / 고향 생각, 집 생각 /
어머니 생각 - 부르는 소리마다 / 그립습니다 /
귀에 재앵 들리는 / 어머니 소리.
- <부르는 소리>- 전문

1946년에 쓰여진 작품으로 일제로부터 해방은 되었건만 남의 집살이를 하는 소녀의 모습을 담고 있다. 지금은 이런 소녀가 없다하더라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이 책에서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살아 있는 리듬감이다. 위의 시 <부르는 소리>는 어떤가. 아주 슬픈 어조의 운율감이 느껴진다. 이 책은 어느 시를 보든 리듬감이 살아 있다. 이 책 맨 처음 나오는 시 '해님'이다.

얼음 위에/ 해님이 와 있어요 /눈 위에 / 해님이 와 있어요 /
나뭇가지에도 / 와 있어요 꽁꽁 언 땅에 / 꽁꽁 언 물에 /
호오 호오 입김을 / 불어 주고 있어요 내 동생 언 손은 /
호오 호오 호오 / 내가 불어주지요.

그냥 평이하게 읽혀지지 않는다. 마치 노래를 하듯 리드미컬하게 읽힌다. 운율에 따라 자연스럽게 읽히는 시에서 아이들은 언어의 즐거움을 느끼면서 시가 노래하고자 하는 마음까지 느끼게 되는 것이다.
거기다 작가는 늘 어린이 마음을 잊지 않고 있다.

줄을 넘어라 팔짝팔짝
걸리지 말고 줄을 넘어라
줄을 넘으면 강도 넘고
줄을 넘으면 산도 넘는다.
나는 새들아 우리도 난다.
뛰는 토끼야 우리도 뛴다.
팔짝팔짝 줄을 넘어라.
걸리지 말고 훨훨.
               - <줄넘기> - 전문

1,2학년 아이들이 줄넘기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는 모습은 자주 볼 수 있다. 처음엔 두발로 뛰기, 그 다음에 한발로 뛰기(일명, 깽깽이발로 뛰기), 꺾기 뛰기 그야말로 연습에 연습을 하고나서야 각 단계를 이룰 수 있다. 그 줄넘기를 한 번, 두 번 넘을 때 강도 넘고, 산도 넘고, 새처럼 날고, 토끼처럼 뛰는 것 같다고 느끼는 시인의 마음은 정말로 아이들을 잘 알고 있다. 줄 한 번 넘을 때마다 강을 넘고, 산을 넘으면서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아마도 자신감, 성취감일게다. 연습에 연습으로 이루어낸 그 줄 한번 한번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소중한가! 그 작은 것 같은 일에서 아이들은 세상을 딛는 힘을 얻는 것이다.
바로 그것이 이원수 동시가 갖는 큰 힘이요, 이원수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진정 하고 싶은 이야기일 것일게다.
(글 : 김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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