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펑의 개구쟁이 1, 2

라트 지음/김경화 옮김/오월/1권 8500원, 2권 8000원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해 보라 하면 어떤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올까요.
처음엔 별로 할 얘기가 없는 것 같아도, 하나 둘 이야기 보따리를 풀다보면 밤을 꼬박 새울만큼 많은 이야기들이 있겠지요.
그 이야기가 슬픈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즐거운 기억일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지나간 시절의 추억들은 슬픈 이야기든 시시한 일이건 모두 다 소중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건 '나'의 이야기이니까요. 나를 있게 한 시간이었으니까요.
<캄펑의 개구쟁이>는 어른이 된 라트의 어린 시절 이야기입니다. 캄펑은 말레이시아 말로 '시골', '고향'을 뜻한다고 합니다.
말도 못하고 잘 걷지도 못할 때 집안에서 햇빛과 놀던 일, 부엌에서 목욕하는 일, 바깥에 나가고 싶어 애쓰던 모습이 익살스럽게 그려져 있습니다.
너무나 가 보고 싶었던 주석 준설기 기계를 보러 용감하게 집을 뛰쳐나와 성공할 때쯤, 엄마의 처음 보는 분노의 얼굴. 아빠와 장난치며 재미있게 놀던 일. 코란을 배우러 갔을 때 근엄하게 앉아 계시던 무서운 선생님. 친구들과 개울에서 낚시하며, 헤엄치고 놀던 일. 주석을 채취하려다 경찰 아저씨에게 혼이 난 일.
독특한 말레이시아의 모습 속에 어쩌면 우리의 어린 시절 모습이 그렇게도 닮게 녹아있는지...
이리 깍고 저리 깍은 밤톨같이 매끈한 아이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눈이 커다란 인형같은 아이가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색깔이 화려한 그림책도 아니지요. 오히려 눈이 작고 코와 이가 튀어나왔고 입이 큰 라트가 나온답니다. 익살스럽고 재미있게 느껴지지요.
실제 인물들의 살아있는 듯한 묘사도 생생한 느낌은 줍니다. 흑백으로 처리된 독특한 그림과 함께 있는 그대로 - 우리가 밤을 세워 얘기하는 '우리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닮은 - 라트는 말레이시아의, 제3세계 문학의 독특한 문화를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답니다.
우리보다(어른들보다) 더욱 더 지혜롭게, 건강하게, 즐겁게, 살아가야 할, 아니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에게 <캄펑의 개구쟁이>는 좋은 선물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글 : 이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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