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간 개돌이

김옥 글/김유대, 최재은, 권문희 그림/창비/127쪽/8000원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다 보면, (개념을 가르치는 경우는 더욱 더)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해 주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른들은 힘들어 하지만 아이들은 나름대로의 곡절을 겪으며 세상을 살기위한 개념들을 익혀나간다. 아이들은 사방군데가 막혀 있기도 하고 열려 있기도 하는 것이다. 어느 한 쪽으로 설명하면 못 알아 듣는 아이도 다른 방법으로 설명하면 잘 알아듣는다. 한 쪽은 막혀 있어도 다른 한 쪽은 열려 있는 것이다. 우리 어른들은 한 쪽으로만 열나게 설명하다가 아이가 잘 못 알아 들으면 아이 탓만 하고 금방 성질을 내곤 한다. 그리고는 남에게 쉽게 맡겨버린다. 아이들이 혼자 알아서 하기 전에 성질 급한 엄마들은 아이들을 학원으로 내몰곤 한다. 아이들은 항상 열려 있어서 조금 더 다른 방향으로 접근하면 아이는 공부든지 책이든지 운동이든 지에 관심을 갖고 재미나게 할 수도 있을 텐데 말이다. 여하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생각하고 행동하는 일은 참 힘든 일이다.
<학교에 간 개돌이>는 초등학교 교사인 김옥님의 동화집이다. 다양한 아이들과 같이 하는 시간이 많아서 일까? 파닥파닥 뛰는 아이들의 마음을 닮아서 일까? 그래서인지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하고 해맑다. 오랜만에 아이들의 생활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 볼 수 있는 신선한 작품이다. 이 작품들의 주인공은 바로 아이들이다. 현실의 아이들이 성큼성큼 다가와 자기네의 이야기들을 풀어 놓는다.
 개구쟁이 준우와 학교에 같이 간 개돌이는 이런 생각을 한다. ‘공부 하는 건 쉽지 않지만, 친구들도 있고 라면도 먹고, 학교는 좋은 데구나. 내일 또 준우 따라가야지. 랄라라’ 개돌이의 생각이 바로 준우의 생각이다. 재미있는 학교, 그런 학교가 준우는 좋은 것이다.
진복이는 이학년이 다 가도록 구구단도 못 외어 아이들에게 바보라고 놀림 받고 준비물을 잘 못 챙겨 가서 짝궁 민지에게 구사리를 먹지만 할머니가 가장 좋아하고 귀엽고 착한 진복이를 알아주는 선생님이 있어서 진복이는 외롭지 않다. 진복이는 생각한다. ‘그래 나는 정말 소중한 아이야. 선생님이 그랬잖아. 나는 행복해’ 라고.        
매일 매일 학원에 가야 하기 때문에 놀 시간도 없는 진이, 밤늦도록 엄마를 기다리며 동생과 방안에서 놀아야 하는 아이, 목욕탕에 금붕어를 데리고 가서 갑갑해 하지 말라며 풀어주고 신나게 헤엄치고 오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있다. 아이들은 이렇게 얘기한다. ‘지금은 힘들지만 내일은 괜찮을거야’ 라고.
이 작품들 속에는 분명 아이들의 안타까운 현실들이 담겨져 있다. 가난, 소외되는 아이들, 공부에 지친 아이들, 작가는 조심스럽게 아이들의 문제를 얘기하려 한다. 하지만 작가는 섣부르게 진단을 내리려 하지는 않는다. 있는 그대로 아이들을 바라 보면서 현실의 문제들을 해결할 주체는 바로 아이들임을 말하고 있다.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들, 사랑을 주면 그 배로 사랑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들, 밝은 희망만을 생각하는 아이들이 바로 희망이라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나도 내일은 개돌이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아이를 따라 학교에 가고 싶다. 그래서 즐거워 하는 아이들을 보고 싶다.
(글 : 이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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