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장 호텔

브렌다 기버슨 글/미간 로이드 그림/마루벌/32쪽/8500원

<선인장 호텔>의 주인공은 사구아로 선인장이다. 이 선인장은 미국 남부 사막과 멕시코 북부에서만 볼 수 있다.
사막 하면 떠오르는 것은 뜨거운 모래와 오아시스이다. 조난 당한 사람들이 수많은 모래 언덕을 헤매다가 겨우 찾는 오아시스는 우리에겐 퍽이나 경이로운 존재이다. 살이있는 생물들이 있을 것 같지 않은 사막에 오롯이 서있는 나무들이나 퐁퐁 솟아나고 있는 생명의 물은 자연의 위대함을 대신 이야기 해주는 듯 하다.
그런데 그 황량한 사막에 '사구아로 숲'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나무가 사는 숲이 아닌, 남자 어른의 다섯 배가 넘는 키를 가진 사구아로 선인장의 숲이 있다. 그리고 선인장을 호텔 삼아 지내는 사막의 생물들이 사막의 생태계를 유지하며 살고 있다. 참 놀랍고 신기한 일이다.
<선인장 호텔>은 사구아로 선인장의 일생을 통하여 아이들에게 위대하고 놀라운 자연과, 그 자연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생물들의 생태계를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아이들은 뜨겁고 메마른 사막에 툭! 떨어진 사구아로 선인장의 씨앗에 담박 관심을 가진다. 그리고 씨앗을 노리는 점박이 사막 다람쥐나 방울새의 눈에도 띄지 않고 건조한 날과 많은 비를 견뎌내고 고개를 내민 선인장 싹에 금방 매료된다. 어린 싹이 십년이 지나 겨우 엄마 손 한 뼘 크기밖에 안 되고 오십년이 지나 엄마 키 두 배 만큼 자라나는 대목을 읽을 때는 아이들의 눈은 궁금증과 호기심으로 반짝반짝 빛난다. 아마 아이들은 이런 생각들을 할 거다. '우아 대∼따 크다. 근데 저렇게 큰 선인장이 어떻게 살아가지? 아무리 물을 많이 안 먹지만 저렇게 큰데' 아이들은 같이 보는 엄마에게 물어보거나 혹은 관련된 책들을 찾아보기 시작할지도 모르겠다.
사구아로 선인장이 200년이 지나 수명이 다 할 때까지 안전하고 높은 곳을 좋아하는 동물들은 선인장을 호텔 삼아 지낸다. 그리고 선인장이 거대한 소리를 내며 쓰러지고 난 후 낮은 곳을 좋아하는 사막의 동물들이 다시 그 곳을 터전 삼아 지낸다. 그리고 그 주위에는 새로운 생명의 씨앗들이 퍼져 나간다. <선인장 호텔>은 이렇게 자연의 위대함을, 그 끈질김을 쉽고도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아이들은 생태계의 순환을 단박에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사구아로 선인장과 그 호텔을 묵어가는 길손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 순환의 법칙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오늘도 아이들은 자연을 호텔 삼아, 아니 부모와 선생님, 우리 어른들을 호텔 삼아 양분을 얻고 커 나가고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글 : 이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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