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에도 과학이 있는가

박성래 지음/교보문고/319쪽/8500원

한국사에도 과학이 있는가? 꽤 도전적인 질문이다. 산업 혁명을 능가하는 정보화 혁명을 맞고 있는 우리에게 어쩌면 진부한 질문일 수 있겠다. 기술력 하나만으로 수백억을 벌었다는 벤처 기업이 있고 미래의 벤처를 꿈꾸며 컴퓨터 자격증을 따는데 몰두하는 아이들도 있다. 19세기를 마감하고 20세기가 시작되는 이 시기는 아마도 역사상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느낌마저 든다. 첨단을 걷는 이 시기에 과거의 일이 무엇이 중요하다고 이 책의 저자는 독자에게 심오한 질문을 던지는가?

이 책의 저자인 박성래 교수는 이렇게 얘기한다. 점점 가중되어가는 과학 기술의 중요성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또 우리의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우리의 과학기술 수준을 드높이기 위해서도, 우리는 과학기술 전개 과정과 그 속에서의 한국의 위치를 알아두지 않으면 안된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의 과학기술 전통을 이해하고 그 바탕 위에서 우리에게 맞는 과학기술의 틀을 짜고, 그 발달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라고.

생각해 보면 초등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겐 첨성대와 측우기가 있으며 세계 최초의 금속 활자가 있다라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어왔다. 하지만 그 소중한 문화 유산들이 어떠한 점에서 우수하며 역사적 의미가 무엇이며,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는 배우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진정으로 우리 조상들의 뛰어난 과학 수준에 대해 자랑스러움을 느끼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만 달려 나가려는 어른들이나 아이들에게 이 책은 정확한 자리매김부터 시작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더불어 한국사와 과학을 접목시켜 '한국 과학사라는 생소한 학문을 소개하고 있다. 즉 서양의 과학 기술과 비교하여 우리 과학이 폄하된 부분, 혹은 과장되어 왔던 부분들에 대해서도 수정하여 진정한 우리 과학의 자부심을 가져야 할 시기임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가 막연히 알고 있는 첨성대, 다라니경, 풍수지리, 종, 천문학, 실학자들의 이야기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아직까지 풀리지 않고 있는 문제들을 제기하면서, 과학은 끊임없이 탐구하고 발전시켜야 하는 학문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한 노력이 우리민족 고유의 과학과 현대의 과학을 이어주는 일이 될 것이라 확신하면서.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아이들에게 한국사에도 과학이 있는가라는 진지한 질문을 통해 미래에 대한 꿈과 새로운 학문에 대한 탐구심을 키워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 이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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