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 대왕

크리스티네 뇌스트링거 글/유타 바우어 그림/유혜자 옮김/사계절/176쪽/7800원

조금은 황당한 듯한 이야기. 하지만 권위에 대해, 그리고 독재에 대해, 가족에 대해…….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다.

어느 날 갑자기 볼프강 집에 나타난 오이대왕. 볼프강 집 지하실에 살던 오이대왕은 구미-오리들이 쿠데타를 일으키자 볼프강 집으로 오게된다그러나 오이대왕은 자신이 쫓겨났다는 걸 전혀 받아들이지 못한다. 오히려 구미-오리들은 '무식하고 어리석어서' 무엇을 해야 할 지 말해줄 자신과 같은 사람을 꼭 필요로 하기 때문에 자신을 데리러 올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오이대왕과 친해지는 건 아빠다. 아니, 어쩌면 오이대왕과 같은 위치(!)가 되기를 바라며 오이대왕을 모시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빠의 이런 행동은 가족들의 바램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어서 아빠와 가족들 사이는 멀어지게 된다. 더구나 아빠는 '오이황제가 아빠를 자동차 보험회사 사장으로 승진시켜 줄 것'이라는 오이대왕의 말에 속아서 지하실에 있는 구미-오리들을 죽일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하지만 어려움이 있어도 진실은 밝혀지는 법.
아빠는 보험회사 지하실에서 '오이황제' 따위는 없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하고 정신을 잃는다. 그리고 아빠가 깨어났을 때 가족들은 아무도 오이대왕 이야기는 꺼내지 않는다.

아빠가 왜 오이대왕의 말에 속을 수밖에 없었는지, 어렸을 때는 좋았던 아빠가 왜 아이들과 불편한 사이가 되었는지를 직접 말하지 않고 있지만,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찾아낼 수 있다.

'오이대왕'이라는 인물의 설정도 재미있고, 사건도 빠르게 진행되고, 문장도 간결해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글:오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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