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

존 보어 글/이창식 옮김/고려원미디어/1994. 6. 20. 초판/255쪽/5,500원


 언젠가 중1 소녀와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연극영화과에 가고 싶단다. 왜냐고 물었다. HOT의 강타 후배가 되고 싶단다. 이유는 그거뿐이었다.
그 소녀를 나무라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다양한 꿈을 주지 못한 우리 어른들의 잘못이 느껴질 뿐이었 다. 다만 그 아이가 커가면서,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자신의 목표를 세워가기를 희망할 뿐이었다.

그런 즈음 《호박》이라는 소설을 만났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빅맥스'라는 이름을 지닌 초대형 호박과 이 호박을 재배하고 있는 16살의 소녀 '엘리'이다.
엘리는 늘어나는 몸무게 때문에 고민하고, 남자 친구 때문에 고민하는 평범한 소녀다. 그 소녀에겐 꿈이 있다. '맥스'를 가지로 호박경진대회에 나가서 우승하는 일이다.
마침내 소녀는 꿈을 이룬다. '맥스'에게 푸른 리본을 달아주었다. 우승한 것이다.
하지만 우승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호박 도둑과 싸워야 했고 서리 때문에 같이 밤을 새워야 했고, 혹시 썩을까봐 끊임없이 '맥스'와 대화해야 했다. 그리고 꼭 우승해야 한다는 조금은 이기적인 마음까지 비워야만 했다.
우리의 주인공 '엘리'는 이 모든 것을 이겨냈다. 아름다운 승리이다.
이 소녀에겐 든든한 울타리가 있다. 아버지와 남자친구 '웨스'이다. 아버지는 작든 크든 사람은 항상 목 표가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처음엔 딸이 밤낮으로 호박에만 매달리는 것을 못마땅해 하시지만 이 내 딸의 편이 되어 같이 밤을 새우고 '맥스'에게 음악을 들려주곤 한다. 훌륭한 조언자인 셈이다.
남자 친구 '웨스'는 참다운 농부 정신을 가진 귀엽고 건강한 소년이다. 이 둘은 호박을 키우면서 풋풋한 사랑을 키워나간다. 귀엽게도 말이다. '엘리'가 호박경진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그녀의 16세 인생의 승리 이다. 그 승리는 그녀의 마음속에 심지 굳은 줄기가 되어 그녀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 것이다. 힘을 얻은 것이다. 앞으로 닥쳐올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말이다.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떤 것을 향해 나아가야 할 지 모르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엘리'가 얻은 힘을 보 여주고 싶다. 자연을 사랑하는 그들의 풋풋한 사랑도 느끼게 하고 싶다. 우리 아이들이 힘을 얻을 수 있 다면 그 무엇이라도 주고 싶다. <중학생부터>
(글 : 이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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