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초록색 가족

(토마 라바셰리 글, 그림/김지애 옮김/씨드북/ 2019)

  

이 책은 입양에 관한 책이에요. 지구의 아이가 지구를 떠나 다른 행성으로 입양을 가지요. 마치 낯선 나라로 입양을 가는 아이들처럼요.
지금껏 살던 나라를 떠나 다른 나라로 입양을 가게 된 아이들이 느끼는 낯설음을 지구아이도 똑같이 느끼죠.
아니, 어쩌면 더 심할지도 몰라요. 아이의 새로운 가족은 지구사람하고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거든요. 초록색 몸에 키는 무척 크고, 팔은 네 개에 귀는 뾰족해요.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건 당연한 일이었어요.
아이는 모든 것이 낯선 그곳에서 적응을 해 보려 하지만 쉽지는 않아요. 적응을 해 나가려 노력을 하지만 남들과 다른 모습 때문에 스스로 기가 죽기 일쑤에요. 초록색 몸에 키가 큰 가족들과 견주면 작고 뚱뚱하고 못생긴 것처럼 느껴졌지요. 사실은 자신이 예쁘다는 것을 모르고 말이에요.
생각해 보면 이건 아이가 지구를 떠나 다른 행성으로 입양을 갔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만은 아니에요. 다른 나라로 입양을 간 아이들도 똑같이 느낄 거예요. 아니, 다른 나라로 가지 않았어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새로운 가족의 환경은 자신이 자라던 곳의 환경과는 완전히 다르니까요.
다행히 지구 아이는 새로운 가족과 주위의 사랑으로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성장하지요. 결혼을 해서 예쁜 아기도 낳아요. 초록색 몸에 뾰족 귀를 가졌지만 팔은 지구 사람들처럼 두 개인 아기였지요!

 

저는 아기의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지구 아이와 그 아이가 입양된 행성 사람들의 모습이 합쳐져 태어난 새로운 모습의 아기! 그건 새로운 가족의 모습을 상징하는 건 아닐까요? 지금까지 우리가 갖고 있던 가족에 대한 상이 아닌, 새로운 상 말이에요. 그리고 그건 서로 다른 두 가지를 하나로 병렬로 묶어놓은 것이 아니라 하나로 융합된 완벽한 아기의 모습이었어요.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입양에 관한 이야기이자, 새로운 형태의 가족에 대한 책이기도 해요.  

이 책은 결코 쉽지 않은 주제를 지구 아이가 우주의 다른 행성으로 입양을 간다는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냈어요. 현실적인 주제를 비현실적인 공간에서 풀어낸 거죠. 그 결과는 아주 성공적이에요. 비현실적인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이기에 누구나 각자의 처지에서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니까요.

그리고 또 하나, 지구아이가 새로운 가족들 사이에서 잘 성장할 수 있었던 건 가족들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걸 꼭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낯선 공간에 홀로 들어오게 된 아이에게는 자신이 진짜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꼭 필요하니까요.

이 책은 ‘2018년 벨기에 프랑스어 공동체 어린이 문학’ 대상을 받은 책이라고 해요. 음~.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져요. 충분히 받고도 남을만한 책이에요.
입양과 새롭고 다양한 가족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아주 재미있고 흥미로운 책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