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책과 이야기책의 무리한 넘나들기

이혜경 엮음/안정희 감수 추천/청솔/96.12.15./504쪽/8,000원

역사물이 붐이다.
성인용이고, 아동용이고 할 것 없이 역사물이 날개돋힌 듯 팔려나가고 있다.
또 모두 공통점이 있다. '한 권'으로 모든 걸 해결한다는!
책 앞에는 대개 부제(?)가 붙어 있다. '한권으로 읽는 ', '만화로 보는', '단숨에 읽는 ', '이야기 ', '한권으로 보는 ' 따위의.

여기서 잠깐 올해(1월 - 5월)교보문고 아동코너의 베스트셀러를 들여다 보자. 10위안에 오른 책 가운데 만화로 보는 조선왕조 500년 (능인)은 1-5월 계속에 3위권 안에 들어있다. 이보다 먼저 나온 이야기 조선왕조 오백년사 (청솔)도 1-5월까지 중위권 안에 포진해 있다. 3부터는 만화로 보는 고구려왕조 700년 , 만화로 보는 백제 왕조 700년 이 새롭게 진입했다. 서점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위에 언급한 책들을 비롯한 역사물들이 잘 팔리고 있는 건 확실하다.

성인물도 마찬가지다.
교보문고 인문 베스트부분은 10위 가운데 절반 가량이 역사물이다.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 조실록 (들녘)은 이제 고전에 가깝다.

이처럼 한 시대를 한 권의 책으로 쉽게 풀어 쓴 책들이 붐을 이루는 현상은 '역사'를 전문가 들의 손에서 대중들에게 가져가게 했다. 이는 한편으론 매우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또 한편 으론 조심스러운 측면도 있다.

첫째는, 긴 역사물을 단숨에 읽어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왠지 점점 가벼움만을 추구하 게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들기 때문이다. 물론 이건 괜한 걱정일 수도 있다. 이렇게 독자들이 한 권으로 쉽게 접근마저 못했다면 평범한 사람들은 역사가들의 전문분야만으로 치부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이들 책들이 얼마만큼 사실을 제대로 다루고 있냐는 점이다. 모든 책들이 그런 건 아니겠지만, 아동물의 일부에서는 역사적 사실과 전설 따위를 구분없이 섞어 놓아서, 사실인 지 아닌지 구별이 가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어쨌든 역사물이 현재 대중적 인기를 끌고 있는 건 확실하다. 그러면 이처럼 역사물 이 대중적 인기를 얻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역사 혹은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에 촉발시킨 출발은 아무래도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 (유홍준/창작과비평사)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지금과 같은 왕조실록의 붐을 조성하게 된 결 정적 계기는 조선왕조실록 의 완역이라 할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 의 완역은 역사가 가 아니라도 필요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해줬다. 또 지난 97년이 전통문화 의 해(?)로 지정이 된 것,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박영규/들녘)은 촉진제 노릇을 톡톡히 했다.

아동물에서는
아동물에서 예전에는 역사보다는 '고전' 시리즈가 주종을 이루었었다. 뚱딴지 만화 명심보 감 같은 류가 대표적이다. 그러다 문화유산의 해를 맞으며 문화에 대한 책들이 본격적으 로 선보이기도 했다. 주로 답사를 위한 책인 별난 박물관 별난 이야기 와 같은 종류였다. 그 뒤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과 같은 류로 이야기 조선왕조실록 (청솔)이 등장 했다. 이 책은 발간과 함께 어린이 코너에서 베스트셀러로 꾸준히 자리잡고 있다. 청솔은 뒤 이어 이야기 고려왕조 오백년사 , 이야기 삼국시대사 , 이야기 고구려 왕조사 등을 연이어 발행하고 있다.
또 현재 가장 잘 팔리는 책으로 능인에서는 만화로 보는 조선왕조 500년 , 만화로 보 는 고려 왕조 500년 , 만화로 보는 고구려 왕조 700년 , 만화로 보는 백제왕조 700년 이 대표적이다. 능인은 예전에도 고전물을 만화로 만들어 톡톡히 재미를 본 적이 있다. 아 무래도 어려운 내용을 만화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 다.
그러나 만화는 또 다른 분야이므로, 여기서는 어린이 역사물 가운데 가장 먼저 나오고, 또 꾸준히 잘 팔리고 있는 - 이 책은 1996년 12월 15일 초판을 발행한 이래 1998년 5월 1일 현재 13쇄를 발행했다 - 한권으로 풀어쓴 이야기 조선 왕조 오백년사 를 중심으로 살펴 보도록 하겠다.

청솔출판사는 역사물이 많은 곳이다.
이야기 한국사 , 이야기 세계사(상.하) , 이야기 중국사 , 이야기 미국사 , 이 야기 플루타크 영웅전 , 이야기 사기열전 , 이야기 인물 한국사 , 이야기 인물 세 계사 , 이야기 조선왕조오백년사 , 이야기 고려왕조오백년사 , 이야기 삼국시대사 , 이야기 고구려왕조사 등이 있고, ~ 문명 시리즈도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가 있었던 것은 이야기 조선왕조 오백년사 다. 그건 특별히 이 책이 다른 책과 내용적인 면에서 차별성이 있다기 보다는 성인 출판물에서 '조선'이 먼저 주목으 로 받고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것과 맞닿아 있다고 보인다.

이 책의 대상은 초등학생이다. 대상이 초등학생이라고 하는 까닭은 이 책이 서점에서 '어린이 책 코너'에 자리잡고 있고, 그래서 책을 구입하는 대상이 주로 초등학생이기 때문이다.
초등학생은 역사 과목을 처음으로 접하는 시기다. 5학년도 약간, 그리고 6학년이 되면 사회 시간을 통해 고조선부터 현대에 이르는 기간을 한학기에 주욱 훑어 배운다. 때문에 우리 역사에 대해 생각하고 할 시간이 없다. 교과서 내용만 따라가기에도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역사책은 더욱 중요하다. 이 때 역사를 잘못 알면 편협하 고 왜곡된 가치관을 갖기 쉽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역사 교과서의 내용이(특히 현대사!) 달 라지는 건 바로 그 때문이다. 때문에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역사책은 보다 신중해야 한 다. 아이들에게 주는 역사책이기 때문에 대충대충? 이야기를 꾸며서? 이건 안 된다. 역사책 은 성인용이든, 혹은 아동용이든 기본적으로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 굳이 차이가 있다면 같은 내용을 얼마나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쓰느냐의 차이가 있을까!
'역사'라는 것은 꼭 필요하고 반드시 공부해야 할 내용이긴 하지만 신중해야 한다. 역사란 '사실'에 근거해야 하지만, 또 '사실'이라는 것 자체가 무척 불확실한 것이다. 많은 사건 가운 데 어떤 사건을 선택해야 할 지, 또 그 사건을 누구의 시각으로 바라볼 지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지는 것이 바로 역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사는 기록하는 사람(작가)의 사관에 따라 같은 사건이라도 다르게 볼 수 있다. 권 력을 잡은 정치인이 '역사'를 자기편으로 만들도록 발꿀 수 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하 지만 여기서 사관까지 논의하기는 좀 무리가 있다. 일단, '역사를 어린이들에게 줄 때는 보 다 신중해야 한다'는 사실만을 염두한 채 한권으로 풀어쓴 이야기 조선왕조 오백년사 로 들어가 보도록 하자.

이 책은 조선 27대 왕들을 중심으로 그 시대에 있었던 재미있는 일화를 곁들여 쓰여졌다. 그래서 제목에 '이야기~'라는 말이 붙을 수 있었다.
딱딱하고 지루한 역사책을 이야기로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장점이다. 한번에 오백년 의 역사를 다 훓을 수는 없지만, 그 시대 흐름의 줄기만이라도 잡을 수 있다면 충분히 가치 가 있는 것이다. 또 왕조 중심으로, 시대 순으로 쓰여진 책이기 때문에 흐름을 쉽게 잡아갈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그래서일까? 이 책을 읽고 역사적 흐름을 알겠다고 하는 아이들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선뜻 좋다고 아이들에게 권하기엔 망설여지는 부분이 있다.

첫째, '이야기'와 역사가 구분없이 뒤섞여 있다.
머리말에서 엮은이는 "가급적 사실에 충실하였고, 기록된 문헌도 뚜렷한 것이 있는 부분만 을 중심으로 설명하였습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내용에서는 '야사'나 '일설'로 전하는 이야기를 사실인 것처럼 쓴 부분이 많다. 물론 '이야기'도 역사의 한 부분임은 분명 하다. 하지만 한 사건을 설명할 때 사실이 아닌 이야기가 마치 사실인 것처럼 뒤섞여 쓰여 질 경우는 올바른 역사를 기록하는 데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읽는 독자로서는 이 게 사 실인지, 아니면 그냥 전하는 이야기인지 헷갈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제목에 붙어 있는 '이야기'란 말이 역사를 이야기처럼 풀어썼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야기'를 역사적 사건을 해석하는 유일한 틀로 활용하는 건 위험스럽다. 이야기를 역사에 끌어들일 때는 역사를 좀더 재미있게 풀어나가기 위해 "이 일에는 이러이러한 이야기도 전해내려온 다"는 식으로 이야기임을 확실하게 밝힌 뒤 쓰는 게 좋겠다.

드라마 '용의 눈물'로 널리 알려진 양녕대군의 일화를 한 번 보도록 하자.
이 책에서는 세자였던 양녕대군이 셋째인 충녕(세종)에게 왕위를 양보하기 위하여 일부러 미치광이 노릇을 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그리고 그 계기가 된 사건은 부왕인 태종과 모후 민씨의 말을 엿듣게 되면서부터라고 하고 있다.
반면 실록에서는 양녕대군이 세자에서 축출된 것은 양녕의 이러한 기행이 천성적인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책에 서술된 내용을 전하는 건 야사의 기록이다. 물론 실록의 기록은 표면적인 이유이고, 실제로는 이 야사의 기록이 맞을 수도 있다. 그리고 양녕이 미친척 행동 하는 건 마찬가지지만, 그 동기를 달리 설명하는 또 다른 기록도 전한다고(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들녘) 한다.
하지만 이런 저런 이야기들은 모두 빼버리고 한 가지 이야기(그것도 확인 된 바 없는!)를 단정적으로 서술한 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문제는 광해군이 왕으로 등극하게 되는 과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잘 드러난다.
광해군이 왕위에 오르기 까지는 사연이 많았다. 선조는 적자가 없었기 때문에 대신들의 뜻 에 따라 광해군을 세자로 책봉하게 된다. 그러나 광해군은 명나라로부터 세자로서의 고명도 받지 못했고, 게다가 적자가 왕위를 계승하길 바랬던 선조의 뜻처럼 인목왕후가 적자인 영 창대군을 낳아 폐세자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적자인 영창대군은 너무 어렸기 때 문인지 결국 광해군은 무사히 왕위에 왕위에 오르게 된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광해군이 왕위에 오르는 과정에서 선조가 영창대군을 세자에 책봉하려 고 하자 독살을 한 것으로 서술하고 있다.

"그런데 광해군은 이미 눈치를 채고 몰래 김상궁이란 궁녀와 내통하여 약밥 한 그릇에 독약 을 섞어 부왕에게 진상케 하였다.
그리하여 이덕형, 이향보, 이원익 등의 여러 신하들이 왕명을 받고 입궐하였을 때 선조는 이 미 싸늘한 시체로 변해 있었다"(322쪽)

이처럼 광해군이 선조를 정말로 독살을 했는지 안 했는지는 정확히 밝혀진 바 없다. 당시 왕권을 둘러싸고 눈에 보이지 않는 암살도 많았다는 이야기들도 전하지만 정확하게 확인 되 지는 않았다. 또한 역사를 처음 대하는 어린이들에게 중요한 건 독살을 했느냐 안 했느냐의 문제는 더욱 아니다.

둘째, 역사의 한 단면만을 가볍게 보여주고 있다.
이는 광해군에서 또 한 번 나타난다.
광해군은 호칭에서도 보여지는 것처럼 광해군은 인정을 받지 못한 왕이다. 게다가 왕위는 물려받았지만 적자인 영창대군이 있는 한 계속 불안정할 수밖에 없는 위치였다. 또한 임진 왜란 후의 쇠약해진 국력을 되살리는데도 많은 힘을 쏟은 그이지만, 왕권 안정을 위해서는 폭군이라 일컬어지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광해군의 폭군적인 행동은 당시 왕권을 둘러싼 상황과도 맞물려 있었고, 또한 왕으 로서 광해군의 정치력도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다. 즉, 어떤 통치자건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 인 면은 동시에 갖고 있기 마련이고 다만 어느 부분이 더 많은가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완 벽하게 좋은 통치자, 100% 다 나쁜 통치자는 없다. 하지만 이 책은 이런 점은 무시한채 모 든 왕들에 대해 선과 악 두 가지 잣대에 의해서만 판단하고 있다. 그리고 광해군은 처음부 터 끝까지 '천성적으로 나쁜' 사람으로만 그려진다.

"광해군은 곧잘 남을 의심하여 죽이곤 하였는데, 그가 한번 의심하게 되면 형이고 아우고 따질 것 없이 죽였다. 그는 처음에 공연히 자신의 친형인 임해군을 의심하여 경계의 눈초리 를 번득이더니 그의 그런 뜻을 아는 간사한 무리들이 터무니 없는 말들을 지어바치자, 마침 내 대신들의 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형님인 임해군을 역모로 몰아 죽였다."(323 쪽)

이처럼 모든 문제는 광해군 개인의 성격적 문제로 처리된다. 엮은이가 역사를 보는 관점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셋째, 왕에 따라 들쑥날쑥한 쪽수에 숨겨져 있는 위험
물론, 역사는 그 시기에 얼마나 중요한 사건들이 많이 있었는지, 그리고 재위기간이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서 그 기록이 달라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 책은 지나치게 편차가 많다.
먼저 태조의 경우는 건국의 주인공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분량이 많아질 수 있다. 그만큼 모 든 사건이 많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태조는 이렇게 많은 분량 가운데 대 부분이 태조 이성계의 개인적인 면(위인이 될 태몽, 어릴 적의 비범함, 무덤을 잘 써서 왕이 되었다는 등의 이성계가 조선의 왕이 될 운명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내용)들에 중심이 가 있 다는 사실은 문제다.

사실 이 책은 대부분의 서술 방식이 오로지 왕 개인의 인품에 맞춰있는 경향이 있다. 때문 에 훌륭한 왕은 어린 시절의 영민함 따위를 강조하는데 많은 부분이 할애되고 있다. 물론 왕조 중심의 서술이라는 특징 때문에 중심이 왕에게 가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나라를 움직 이는 건 왕 개인의 능력만은 아니다. 조정의 많은 대신들은 물론이거니와 나라를 떠받들고 있는 바탕이 되는 백성들... 그리고 시대의 정세 등등 복잡 미묘한 관계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런 점을 무시한 채 역사를 왕 개인의 인덕이나 성품에만 맞춰 쓰여진 감이 있고, 그래서 왕에 따라서 지나치게 서술된 양에 차이가 드러난다.

현종의 경우는 앞의 소제목란 외에 내용은 단 한쪽(390)으로 설명된다.
현종의 즉위 기간은 15년이다. 물론 현종이 즉위했던 시절은 다른 시절에 비해 큰 사건이 별로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무리 큰 사건이 없었다고 해도 15년의 기간을 단 한 쪽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하지만 현종 시절에 아무 일도 없었던 건 아니다. 선친인 효종의 왕비 장씨가 승하하자 시 모가 며느리르 위해 1년상을 입느냐, 9개월상을 입느냐의 첨예한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이 는 당시의 첨예한 당쟁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 책은 이런 문제도 단 6줄로 다 이야기하고 만다. 문제가 있었고 이렇게 했다는 것이 다 이다. 문제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마음대로 결론을 내린다.

"본래부터 별다른 경륜이 없었던 임금 현종은 조정 대신들의 간사한 꾀에만 놀아난 힘 약한 임금에 지나지 않았다"(390)고.

이 밖에도 이 책에는 문제의 근원을 여자들의 질투탓으로 돌리는 내용이나, 사실을 왜곡하 는 표현들(연산군은 원래 학문을 싫어하여 무오사화를 일으켜 사림파를 학살하였다. 205쪽) 이 눈이 띤다. 안타까운 일이다. 아이들에게 역사를 쉽게 다가가도록 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내용에서 충실함은 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가지 의문이 든다.
보통 책은 작가 이름이 제일 먼저 나오기 마련인데, 이 책은 어쩐 일인지 감수. 추천한 사람 의 이름이 앞에 더 크게 있다. 책 뒷부분에 있는 약력도 마찬가지다. 또한 책 표지 날개에는 작가 약력은 없지만 감수.추천한 사람의 약력은 있다. 그렇다고 감수. 추천한 사람이 유명한 사람도 아닌 것 같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역사를 전공하고 중학교에서 국사를 가르치는 선 생님이라는 것 외에 다른 약력이 없기에 드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작가는?
작가는 문창과를 졸업하고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된 경험이 있고, 몇 몇 어 린이 책을 발표한 경험이 있다. 역사와는 별로 관계가 없어 보인다.
혹시,
혹시 이런 건 아닐까?
역사책이니 만큼 역사를 아는 사람이 써야 하는데,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이 글을 쓰다보니 이를 감추기 위해 역사를 전공한 사람을 감수.추천인으로 계속 강조하는 것 말이다.

만일 그렇다면 이건 정말 위험한 일이라 생각한다.
역사는 여기저기에 있는 기록을 짜집기 한다고 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역사책을 쓸 때는 그래서 반드시 작가의 '입장'이 필요하다. 역사를 전공한 전문가가 쓰면 좋겠지만 역사를 전 공한 사람이라도 초등학생들에게 전달하는 방법에는 미숙할 수 있으므로 역사를 전공한 전 문가가 쓰는 게 최선일 수도 없다. 꼭 역사를 전공하지 않아도 역사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공부를 한 사람, 그리고 이를 어린이의 시각에 알맞게 쓸 수 있는 사람이라면 역사책을 쓸 자격은 있다고 본다. 다만 역사에 대해 별 고민없이 그냥 여러 가지 책을 짜집기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권으로 풀어쓴 이야기 조선왕조 오백년사 . 나름대로의 의미도 있지만 아쉬운 점이 많 은 책 가운데 하나다.
(글 : 오진원)


<참고> 이야기 조선왕조 오백년사 교보문고 월간 베스트 셀러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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