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귀신

H.M.엔젠스 베르거 글/R.S.베르디 그림/고영아 옮김/비룡소

1. 들어가는 말

수학은 어렵고 딱딱하다. 지겹다. 그래서 대부분 아이들은 수학을 싫어한다. 하지만 수학을 좋아하는 사 람들도 있다. 나이가 들어서도 수학정석을 푸는 것이 취미인 사람도 있다. 어려운 문제를 풀었을 때의 성취감 때문일까? 알고 보면 재미있는 과목일지도 모르겠다.
1997년 12월말에 <수학귀신> 이라는 책이 나왔다.

아니! 수학도 싫은데 수학귀신이라니......
'수학을 싫어하는 함 소년이 수학의 원리를 깨우치기까지'라고 쓰여져 있는 소제목 탓에 아마도 <수학 귀신>은 베스트셀러가 되었나 보다.
수학은 자연과학의 기초이다.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 중요하게는, 사람의 사고를 논리적으로 길러주는 학문이다. 그래서 수학은 단순한 계산 방법을 익히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기본적인 원리를 이해하는 것 에서 출발해야 한다. 즉, 어떠한 문제를 '왜', '그렇게' 풀어야만 하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수학귀신>이 수학의 원리를 발견하는데 도움이 되고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는 '귀신'이 되길 기대하며 책을 펼친다.

2. 수학귀신이 들려준 많은 이야기들

수학이라면 질색인 소년 로베르트의 꿈속에 수학귀신이 나타난다. '계산'에 질린 로베르트에게 수학귀신 은 숫자는 너무나도 간단하다는 사실을 얘기한다. 숫자계산을 시작하려면 한가지, 즉 '1'만 있으면 된다 는 것. 아무리 큰 숫자도 1+1, 1+1+1...... 이런 식으로 시작하면 된다. 그리고 그 끝은 무한하다. 반대로 1/1,1/1+1, 1/1+1+1,...... 이렇게 계속되면 역시 그 끝은 무한하다라는 것을 알려준다. 그리고 1을 가지고 2에서 9 까지의 숫자를 만들어 낸다. 무한대까지. 수학귀신은 0에 관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인간이 생각해 낸 가 장 마지막 숫자, 가장 세련된 숫자인 0과 깡충뛰기(거듭제곱)의 도움만 받는다면 이 세상 모든 숫자는 만들 수 있다는 사실.
중학교 1학년 때 거듭제곱에 대해 배운다. 처음 배우는 것은 아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거듭제곱의 개념이 들어가 있는 공부를 한다.(예:1985=1*1000+9*100+8*10+5*1) 하지만 내 기억으로는 '0'에 대한 이해 10의 거듭제곱의 개념 이해가 아닌 숫자로서의 1985만 배웠을 뿐이다.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있다면 숫자는 '새로운 경이'로서 다가올 수 있었을 텐데......
나누기와 나누기에서의 나머지에 대한, 그리고 근사한 수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근사한 수는 1과 자기 자신 이외의 다른 수로 나눌 수 없는 수들이다) 근사한 수는 중1 때 나오는 '소수'이다. 이 근사한 수를 찾아내기 위해 직접 펜을 들 수밖에 없는 호기심을 '수학귀신'은 자극한다. 근사한 수와 나누기, 근사한 수와 배수들의 관계.
무언가 발견하는 기쁨으로 로베르트는 다음 밤을 기다린다.
이쯤되면 이 책은 아니 우리의 수학귀신은 성공한 듯 하다. 지겨웠던 수학에서 재미를 발견하게 된 로 베르트처럼 이 책을 접하는 아이들도 재미와 호기심을 얻었을 테니까 말이다.
아이들은 이렇게 얘기한다. "누가 이런 걸 만들어 냈어요? 그 사람만 없었다면 우리가 이 지겨운 거 안 배웠을 텐데......"라고.
눈치챘겠지만 이 수학귀신은 수학 학자이다. 아이들이 증오(?)하는...... 수학귀신은 아이들에게 항변하고 있다. 우리는 재미있는 수학, 무궁무진한 흥미로운 세계를 만들어 낸 거지, 너희들을 계산의 구렁에서 살라고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고 말이다.
로베르트가 수학의 원리에 대해, 수학의 재미에 대해 눈을 뜰 때 수학귀신에게 초대를 받는다. 수학지옥 /수학천국에서의 만찬 초대이다. 수학지옥과 수학천국은 이름만 다를 뿐 같은 곳이다. 어떤 문제를 해결 하지 못해서 끙끙거를 때는 지옥과 다름없는 곳이고 그 문제가 해결될 때는 천국과 같다는 것일까? 인 생살이와 다름이 없다.
거기에서 로베르트는 피타고라스를 비롯한 많은 수학 학자들을 본다. 그리고 로베르트는 숫자의 마술을 배우는 조수 중에서 가장 저학년으로 입학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제는 혼자서 그 일을 해야 한다. 수학 귀신에게 고마운 마음을 간직한 채로 말이다.

3. 베스트셀러는 좋은 책? 아니면?......

수학의 원리를 깨우쳐 준다는 <수학귀신> . 색다른 방식으로 수학의 원리를 풀어나간 책이다. 무작정 공식에 의존하여 계산만 해 온 우리 네 수학공부에 새로운 재미를 주는 것은 확실하다.
베스트셀러는 대중의 의식에 맞아 떨어진, 대중의 의식을 정확히 포착한 결과물이다.(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간에) <수학귀신>은 어떤가?
아이들에게 좀더 좋은 책을 주고자 하는 염원. 거기에다 수학의 원리를 알아 재미있게-누가 시키서 억 지로 하는 것이 아닌-공부를 한다면 부모로서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
이러한 생각이 고차원이든 저차원이든 상관없다. 아름답고 따뜻한 마음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랜만에 베 스트셀러로서 성공한 작품을 보게 되어 기쁜 마음이다. 하지만 베스트셀러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베스트셀러는 향후 출판 경향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 <수학귀신>의 성공 후 이와 유사한 책들이 쏟 아져 나왔다. <수학의 원리> , <수학의 재미> , <동화와 결합시킨 수학> 등등의 제목을 달고서 말이 다.
가장 걱정이 되는 것은 '원리를 깨우치는 것'을 빙자해 또 하나의 학습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다. 우러나는 재미, 우러나는 감동을 주지 못하고 학습책으로서의 강요를 받는다면 볼래의 우리 부모들 이 주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내가 스스로 베스트셀러를 만들어야지 베스트셀러에 끌려가야 되겠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끌려가지 않 는 것이다. 베스트셀러를 좋은 책으로만 가득 채워놓는 것. 그것은 우리들의 몫이다. 높은 수준의 문화, 건강한 문화, 더불어 건강한 의식들. 우리 안에서만 키우지 말고 이제는 사회적으로 키울 시기이다. 아 이들의 살맛나는 세상을 위하여. (글 : 이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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